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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세션 시작
톢 (GM):땅거미가 내려옵니다. 푸르던 하늘이 검붉은 빛에 뒤덮힙니다.
제대로 포장되지 않아 차가 덜컹거리는 도로를 나아가던 중에, 차창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던 옥수수 대들이 울창해집니다.
이 주변에 옥수수 밭이 있었던가?
뭐, 이미 늦었습니다. 이미 밭 한가운데인걸요.
어딜 둘러봐도 옥수숫대가 보입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래... 여기가 네가 말한 그 핫 플레이스니?
(전파가 잡히지 않는 폰의 볼륨 버튼만 신경질적으로 누르고 있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창문 열고 몸 쑥 내밀어 주위를 살펴봅니다.) 아-니.
여기는 콘 플레이스지. 전혀 핫하지 않잖아.
오드리 에반스:(진지하게 화를 내려고 했다가 웃음이 터져버립니다. 입을 가리고 다시 속에서 화를 끌어 올려요)
생각해봐. 지금 타이어는 또 펑크가 났고, 슬슬 해가 지려고 해.
톢 (GM):바람이 옥수수밭을 세차게 흔들고 지나갑니다. 똑같이 생긴 옥수수들이 바람을 따라 휘청입니다.
에제키엘 번햄:(오드리가 웃는 모습을 보다 똑바로 앉아 창문을 올립니다.)
그건 나한테도 보이네. 이걸 어쩐담.
그렇다고 차를 놔두고 어두워진 옥수수밭을 걸어다닐 순 없잖아?
오드리 에반스:그건 그렇지... 해가 지기 전에 딱 요 주변만 보자.
에제키엘 번햄:길도 잃어버렸는데 차도 잃어버리게 되는 거 아냐?
오드리 에반스:보통 이런 옥수수밭에는 우리 같이 길 잃은 사람을 위해 며칠에 한 번 정도 수색을 하잖아?
톢 (GM):그런데 운전은 누가 했나요?
에제키엘 번햄:(시동을 멈추고 차키를 뽑습니다.) 우리가 며칠 후에 발견될지 내기라도 해야하나.
오드리 에반스:으, 철학자 같은 말은 그만 해. (조수석 앞에 있는 서랍을 열어서 손전등을 하나 꺼냅니다. 에제키엘에게 던져주고는 바로 차에서 내려요.)
(냅다 쭉 기지개를 펴고 목 스트레칭을 합니다) 아까 너무 구겨져 있었나 봐.
에제키엘 번햄:(손전등 받곤, 카메라까지 챙겨 차에서 내립니다.)
그러게 뒷자리에서 자라니까.
오드리 에반스:에즈, 너도 참 너다.
톢 (GM):지금 당장 보이는 것은 넓게 펼쳐진 옥수수밭, 길게 펼쳐진 길과 고장 난 자동차입니다.
에제키엘 번햄:환상적인걸.
톢 (GM):옥수수 대가 워낙 높아 이 밭이 어디까지 펼쳐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줄기 끝마다 옥수수가 묵직하게 자라 있습니다. 바람이 스치며 휘, 휘 소리가 나는군요.
오드리 에반스:그래... 디즈니 만화영화 같네.
톢 (GM):듣기 판정 한번 해볼까요?
에제키엘 번햄:(손전등으로 턱 아래를 비추며 장난치다 길을 비춰봅니다.) 일단 이걸 따라가봐야 하나.
듣기
기준치:40/20/8
굴림:22
판정결과:보통 성공
톢 (GM):옥수수밭 안에서 줄기를 헤치고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주 미세하지만, 사진을 찍으러 이리 저리 다녀본 당신은 알 수 있었죠.
오드리 에반스:옥수수를?
(그러면서 자동차의 펑크 난 곳을 확인합니다) 으, 어쩐지 덜컹, 하더라니!
에제키엘 번햄:(스페어 타이어가 있던가? 트렁크를 열어봅니다.)
톢 (GM):조수석 쪽 타이어가 무언가를 밟고 터져 있습니다. 타이어 아래에 금속제 무언가가 있네요.
행운 굴림을 해봅시다.
에제키엘 번햄:
기준치:55/27/11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톢 (GM):엔진 오일, 유리창 클리너, 약간의 가솔린....
스페어 타이어 빼고 다 있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오, 필요한 것만 빼고 다 있네.(펑크난 타이어를 비춰봅니다.)
뭐에 찔린거지?
오드리 에반스:우리가 그럼 그렇지. 저번에 비행기 탄다고 짐 열심히 싸놓고 여권 안 챙긴 적도 있잖아. (쪼그려 앉아 타이어 밑에 깔린 것을 유심히 들여다 봅니다.)
무슨... 표지판 같은 거. 비스듬히 넘어져 있던 걸 그 위로 밟고 갔나 봐.
톢 (GM):표지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여권 모양 카드지갑을 사두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서 기다리라는데.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오드리 에반스:(주먹을 쥐고 에제키엘에게 잽을 날리는 시늉을 합니다)
오늘... 월요일.
에제키엘 번햄:(한 대 맞고 비틀거리는 시늉을 합니다.)
오드리 에반스:프리-랜서라 요일이 헷갈리나?
(땅을 짚고 일어나서 해를 바라봅니다. 아직 해는 다 지지 않았습니다.)
에제키엘 번햄:마냥 프리-하진 않다고?
와우. 표지판이 시키는대로 기다렸다간 구조대가 척 놀랜드와 윌슨을 발견하겠는걸.
네가 척 역할을 할래? 내가 윌슨을 맡을게.
오드리 에반스:으! 멀쩡히 사람 역할을 해줘, 제발.
그보다 그쪽은 섬이라 먹을 게 많았잖아? 여긴 옥수수, 옥수수, 옥수수, 그리고 옥수수 뿐이라구.
톢 (GM):동남풍이 훅 불어옵니다. 풀냄새에 부패취가 섞여 있습니다. 동물의 사체 같은 것이 이 어딘가 썩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에제키엘 번햄:으. 여기도 농약을 많이 치나?
오드리 에반스:헬리콥터로 뿌릴걸?
에제키엘 번햄:우리에겐 대략... 세 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있는 것 같네.
첫 번째, 구조대가 올 때까지 6일을 버틴다.
두 번째, 위험을 무릅쓰고 옥수수 밭으로 들어가 길을 찾는다.
세 번째까지 듣고 싶어?
오드리 에반스:어디 들어나 보자.
에제키엘 번햄:세 번째, 옥수수 밭을 홀랑 태워먹고 발견되어 고소당한다?
뭐가 마음에 들어?
오드리 에반스:음, 두 번째를 해보고 잘 안 풀리면 세 번째로 하자!
지금은... 그, 내가 이 말을 한다 해서 무슨 엄청 폭력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했으면 좋겠는데,
산불이 많이 나는 계절이기도 하잖아?
태...워도 우리 짓이라고는 생각 안 하지 않을까?
에제키엘 번햄:소방관들이 가솔린 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좋을텐데.(트렁크에서 가솔린 꺼내다 잠시 고민해보는 척...)
오드리 에반스:...사고가 났겠거니 하겠지!
(가솔린 꺼내는 손을 탁탁 칩니다)
아무튼, 해가 더 지기 전에 요 근방만 조금 돌아보자. 위험하면 차에 들어와서 자고.
에제키엘 번햄:(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보다 손에 작은 가솔린 통 쥐여줍니다.)
그래. 설마 얼어죽진 않겠지.
오드리 에반스:(그걸 도로 트렁크 안에 넣고 트렁크를 닫습니다.) 아무렴.
어떻게 할까? 일단 여기서 정말로 옥수수가 있는 곳으로 다이브하는 건 미친 짓이고... 이 찻길이라도 따라가 볼까.
에제키엘 번햄:근방만 돌아볼 생각이면 그게 좋겠지?
옥수수밭에 다이빙하는 건 좀 더 절박해졌을 때 해보자고.
오드리 에반스:이 옥수수는 맛있을까. (옥수수 밭의 옥수수들을 물끄러미 보다가 에제키엘을 돌아봅니다)
가자! (그리고는 그의 등 뒤로 와서 등을 떠밉니다)
에제키엘 번햄:여기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알게 될 거야.(등 떠밀려 허우적거리다 걸어갑니다.)
GM:차가 달리던 비포장도로 저 너머의 길 중앙에 무언가가 놓여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무언가'가 가까워집니다.
오드리 에반스:우웩, 누가 저런 짓을 한 거야?
(입을 가리며 헛구역질을 하는군요)
GM:온몸의 가죽이 벗겨져 새빨간 근육이 드러난 동물의 사체입니다.
에제키엘 번햄:...저게 뭐람.(확인해보다 미간을 찌푸립니다.)
이성 판정 1/1d2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50/25/10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GM:이성 1 차감.
또 한 차례 바람이 붑니다. 옥수수밭이 세차게 흔들립니다.
오드리 에반스:...엔지니어가 보기엔 너무 부자연스러워. 예술가가 보기엔 어때? (사체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손가락질합니다)
에제키엘 번햄:미학적 완성도라도 말해주길 바라?(대답하며 사체를 슬쩍 곁눈질합니다. 무슨 동물인지 알 수 있을까요?)
GM:교육 또는 지능 판정을 해봅시다.
에제키엘 번햄: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GM:에제키엘이 보면, 근육 결의 손상 없이 정말 깔끔하게 가죽만 벗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돌출된 갈비뼈와 뒷다리의 구부러진 모양새로 보건데, 코요테 같네요.
시체 주변 흙바닥에 고인 핏자국은 옥수수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드리 에반스:그게 낫겠네. 딱 봐도 짐승의 소행은 아니잖아.
에제키엘 번햄:(바닥에서 꺾인 옥수숫대를 주워 사체를 뒤적이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드리 에반스:(그 모습에 딱히 도망가거나 하지는 않고 옆에서 그걸 보고 있네요)
에제키엘 번햄:대충 봐서는 코요테 같은데... 코요테 가죽을 어디에 쓰지?
오드리 에반스:밭에 들어가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를 하고 싶은 건가?
에제키엘 번햄:단순한 취미일수도.
오드리 에반스:정말 악취미다.
그, 네가 좋아하는 영국인 현대미술 작가 같아.
GM:차로부터 칠 분 정도 걸어온 둘의 앞에는 갈림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느 방향에서건 바람 소리만이 들려옵니다.
에제키엘 번햄:(갈림길을 번갈아 비춥니다.) 어느 쪽부터 확인해볼래. 동전이라도 던질까?
GM: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오드리 에반스:좋아. 항상 들고다니는 행운의 동전이 있거든. (대충 꽂아둔 지갑에서 동전 하나를 꺼냅니다)
(1 왼쪽 2 오른쪽 2)
에제키엘 번햄:어느 쪽으로?
오드리 에반스:뒷면이 나왔으니까 오른쪽!
GM:다시 바람이 붑니다. 옥수수가 머리카락처럼 흔들립니다.
여전히 이곳에 사람이라고는 우리뿐이고, 소리라고는 바람 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짐승 우는 소리뿐입니다.
에제키엘 번햄:(오른쪽으로 몇 걸음 걸어가다 뒤를 돌아 왼쪽 길을 찍습니다.) 오-, 옥수수 밭의 가지 않은 길이여.
오드리 에반스:그 시는 분명 숲속일 텐데. (괜히 카메라 렌즈 앞에서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입니다.)
GM:듣기 판정을 해봅시다!
에제키엘 번햄:
듣기
기준치:40/20/8
굴림:23
판정결과:보통 성공
(오드리도 한 번 찍어주곤, 짐승 우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GM:가까운 곳에서 풀을 밟는 소리가 들립니다.
에제키엘이 움직임을 멈추면, 소리도 멈춥니다.
에제키엘 번햄:...?(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빛을 비춰 봅니다.)
GM: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옥수수 밭일 뿐이에요.
에제키엘 번햄: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오드리 에반스:전혀? 그냥 바람 소리만 들려.
에제키엘 번햄:코요테가 무리 생활을 하던가. 광견병 주사를 맞고 싶진 않은데.
오드리 에반스:그러게. 이 코너만 좀 더 보고 돌아가자.
(그러더니 무언가를 본 듯 앞을 가리킵니다) 저기,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저기까지만 갔다가 돌아가자!
에제키엘 번햄:(사람이면 아까 가죽 벗겨두고 간 사람 아닌가? 생각하며 걸어갑니다.)
꿈자리가 사나워서 일찍 나온 구조대일수도.
GM:그렇게 다시 걸으면, 옥수수밭으로부터 걷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작바작 흙을 밟는 소리입니다.
집요하되 재촉하지 않으며 당신의 뒤를 따릅니다.
이성 판정 0/1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9/24/9
굴림:68
판정결과:실패
GM:이성 1 차감합시다.
오드리 에반스:(당신보다 한두 발 앞서 걷고 있습니다)
에제키엘 번햄:(미묘하게 신경쓰여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주워온 옥수숫대를 소리가 나던 방향으로 툭 던져보아요.)
GM: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그쪽을 자세히 본다면...
둘이 걸어온 길을 따라 옥수수 대에 피가 묻어 있네요.
"에즈, 뭐 해?"
GM:조용히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에제키엘 번햄:(피가 맞나, 유심히 들여보다 오드리가 앞서가던 방향을 봅니다.) 오디? 불렀어?
오드리 에반스:(그럼 손목을 연신 긁고 있다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뭐, 난 항상 마음 속에서 너를 부르고 있어~ 같은 말이라도 해 줘야 하나?
에제키엘 번햄:아니, 방금... 불렀잖아?
GM:해가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손전등 없이 걸으려면 조금 무서운 정도의 시간입니다.
오드리 에반스:흥, 그런 걸로 안 놀라.
저번에 블랙 크리크에서, 그리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그렇게 속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에제키엘 번햄:화났어? 왜 불러, 스위티라고 대답했어야 했는데 안 해서?
...벌레라도 물렸나. 왜 그렇게 긁어.(가까이 다가가 손목을 살펴봅니다.)
오드리 에반스:(약간 긁힌 자국만 있습니다.) 아니, 그냥. 좀 찝찝해서.
아!!! 안 씻은 게 아니라!
그냥!
알지? 오해하지 마.
에제키엘 번햄:음, 그럼. 오해는 한 톨도 안 하고 있어.
차에 물티슈 있는데 돌아가면 그거라도 쓸래?
오드리 에반스:그래, 고마워, 에즈.
앗, 이제 보인다. 봐, 사람 맞지? (길 앞쪽을 가리키며 좀 흥분합니다.)
GM:저 멀리 인영이 보입니다. 오드리가 본 것이 바로 이것 같습니다.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쓴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듯 가만히 서 있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저만치 떨어진 인영 앞으로 빛을 비춥니다.) 저기요- 실례하겠습니다?
타이어도 펑크나고 길을 잃었는데, 사유지 무단침입으로 고소하실 건 아니죠?
GM:살짝 낡은 밀짚 모자에, 삭기 시작한 청멜빵을 입고는 목에 팻말을 걸고 있군요.
에제키엘의 말에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오드리 에반스:저희는 선량한 시민이에요~ (옆에서 거들다가 먼저 앞으로 갑니다.) 주무세요?
에제키엘 번햄:...요즘 허수아비 고용 비용이 올랐던가? 왜 직접...
GM:더 가까이 가서 보나요?
에제키엘 번햄:(가까이 다가갑니다.) 저기요?
GM:자세히 보니,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단한 쇠 파이프에 밧줄로 묶여 있군요.
밀짚모자에 얼굴이 가려져, 문자 그대로 입꼬리가 귀에 닿도록 활짝 웃는 입만이 보입니다.
보통 허수아비를 이렇게까지 만드나?
이성 판정 0/1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8/24/9
굴림:80
판정결과:실패
GM:이성 1 차감!
오드리 에반스:에... 뭐야.... 왜 이런 걸 쓸데 없이 무섭게 열심히 만들어?
에제키엘 번햄:으, 내 취향은 아니네.
(그러면서도 사진은 한 장 찍습니다.)
오드리 에반스:(에제키엘이 비추는 손전등 빛에 의존해 팻말의 글씨를 더듬더듬 읽습니다) 주..의. 옥수수 밭을 손상시키지 마시오. 절...대로.
GM:사진을 찍어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옷도 팻말도 낡아빠졌습니다.
피부라고 할 수도 없는 외피는 보랏빛이 돕니다.
에제키엘 번햄:살벌한걸. 그런 것 치고 관리는 안된 것 같지만.
GM:지능 혹은 교육 판정... 한번만 해볼까요?
에제키엘 번햄:(무슨 소재로 만든거지? 궁금한듯 허수아비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오드리 에반스:그러니까. 그렇게 옥수수밭이 중요하면 직접 와서 지키지 그러냐! (괜히 강한 척을 하면서 언성을 높입니다. 그래도 허수아비와는 거리를 두네요.)
GM:에제키엘... 당신은 수많은 해부학 서적을 읽어왔겠죠. 어쩌면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법의학 서적을 탐독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얻은 지식을 사용할 때가 왔습니다.
불규칙하게 검붉은 얼룩이 있고, 대체로 보랏빛으로 부풀어 있으며, 부패취를 풍기고, 간간히 털도 나 있는 이것은
인간의 살갗입니다.
이성 판정 1d2/1d4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7/23/9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1
오드리 에반스:보통은 지푸라기로 만드는데 이상하다. 고무인가?
에제키엘 번햄:... ...그거 만지지 마.
통신은. 아직도 안 터져?
오드리 에반스:그, 그래. (단호한 태도에 한발짝 더 뒤로 갑니다.)
(그리고는 폰을 붙잡고 높이 들고는 째려봅니다) 음... 아직.
에제키엘 번햄:(조금 전부터 따라오던 소리는 멎었나요? 계속 들려오나요? 숨을 가다듬고 귀를 기울입니다.)
GM:소리는 멎었습니다. 바람이 옥수수밭을 흔드는 소리만 들려옵니다.
오드리 에반스:... 우리 몇 분 안 걸었거든? 이제 한 이십 분, 삼십 분 걸었는데 왜 이렇게 무서울까.
에제키엘 번햄:...너무 놀라지 말고 들어. 아무래도 이 옥수수 밭의 주인이거나, 코요테 가죽을 벗겨간 사람이 정말 악취미를 가진 게 맞는 것 같아.
오드리 에반스:그건 당연하지. 일단 저 표지판을 잘 보이지도 않게 해 놓는 것부터 심각하다니까.
에제키엘 번햄:그래. ...최대한 빨리 둘러보고 차로 돌아가자.
오드리 에반스:(아직은 해가 남아 있어, 옥수수밭 전체에 핏빛이 번집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괜히 어깨를 터는 시늉을 합니다.)
왜 갑자기 겁이 많아졌을까. 저 허수아비가 살아 움직이기라도 했어?
에제키엘 번햄:옥수수도 구울 겸, 불과 연기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봐야겠어.
(마음을 가다듬고 평소와 같은 투로 대답합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앞으로 갈 것이냐는듯 팔을 뻗어 앞을 가리킵니다)
에제키엘 번햄:(앞을 내다봅니다. 더 걸어갈 길이 있나요?)
GM:있습니다. 아까 왔던 길과 비슷하군요.
좀 더 걸어가다 보면, 어떤 전조도 없이 모든 옥수수 줄기가 부자연스럽게 기울어집니다.
무언가에 눌린 모양새입니다만, 어떤 옥수수도 눌려 있지 않습니다.
심하게 휘어진 옥수수 줄기가 에제키엘의 시야를 넓힙니다.
오드리 에반스:바람이 불어서 될 일은 아닌데?
에제키엘 번햄:바람도 안 부는데...?(기이하게 휘어지는 옥수수 대를 봅니다.)
내 말이.
GM:주변을 둘러보면, 아까 본 허수아비가 파이프에서 떨어져 옥수수 하나를 누르고 있습니다.
밀짚모자 안의 공허한 눈구멍이 당신을 보는 듯합니다.
무게 중심이 기운 허수아비가 소리 없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퐁, 하고 옥수수 줄기들이 일제히 다시 고개를 듭니다.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는 동안 해는 떨어져, 손전등에 의존해야만 합니다.
건전지가 닳기 시작했는지 손전등이 깜빡거립니다.
에제키엘 번햄:이런... 조금만 더 살펴보고 돌아가야겠는걸.
차까지 잃어버릴 순 없지. 아니면 지금 돌아갈래?
GM:누구한테 하는 말인가요?
대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오디?
GM:잠깐 손전등이 깜빡여 완연한 어둠에 잠긴 순간, 오드리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이런 젠장. 오디!
GM:다시금 옥수수 밭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슥슥, 조용히 걷다가, 당신이 멈추면 움직임을 멈추고, 숨을 죽이고....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에제키엘 번햄:(주변을 손전등으로 살펴보며 걸음을 재촉합니다.)
오드리... 오드리 에반스!!! 재미 없으니까 장난 그만 치고 나와!
GM: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 저 앞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약간은 오페라 가수처럼 연기하는 톤의, 꽤 허스키한 중간 톤의 목소리. 익숙합니다.
"에즈!"
"에즈? 어디야?"
GM:좀 급한 상황인지 몇 번이고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듣기 판정 한번 해보시죠.
에제키엘 번햄:(우뚝 멈춰섭니다. 저쪽에서 들리는 게 맞을까요?)
듣기
기준치:40/20/8
굴림:69
판정결과:실패
GM:주변에서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그녀의 목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들립니다.
에제키엘 번햄:(오드리가 사라졌던 곳을 한 번 돌아보곤,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빠르게 걸어갑니다.)
GM:그렇게 걸어가다 보면, 처음에는 멀게만 느껴지던 목소리가 점차 가까워집니다.
이 주변은 유독 폭이 좁습니다. 발을 헛디디면 옥수수밭으로 빨려 들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즈, 거기 있어?"
GM:이제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립니다.
에제키엘 번햄:손전등은 내가 들고 있는데, 대체 혼자 어딜 가는 거야?
GM:만약에 이것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다면, 별빛이 아름답게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호러 영화에 가깝죠.
타이밍 좋게 손전등의 불빛이 나갑니다.
에제키엘 번햄:배터리도 다 떨어져가는데, ...젠장.
GM:완벽한 어둠이 찾아옵니다. 흐릿한 별빛이 유일한 광원입니다.
"혼자 돌아간 줄 알았잖아."
GM:소리는 왼쪽에서 들립니다.
에제키엘 번햄:그게 지금 누가 할 말인데?
(소리가 들리는 쪽을 돌아봅니다.)
GM:사람의 형체랄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간간히 옥수숫대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때, 계속 말썽이던 손전등의 불이 들어옵니다.
에제키엘 번햄:...일단 나와서 얘기해. 아까는 풀독 오른 것처럼 긁더니, 왜...
GM:옥수수밭에서, 가죽이 벗겨져 두개골이 드러닌 짐승의 머리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 냄새가 확 몰려옵니다.
한 걸음, 아니 반 걸음 거리.
옥수수 사이로 그것이 당신을, 눈꺼풀 없는 탁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성 판정 1d2/1d4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6/23/9
굴림:58
판정결과:실패
2
"항상 말했지. 사랑은 인내하는 거라고."
"아깝다."
GM:짐승이 입을 열어 오드리의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 뒤로 도망쳤나요?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당신이 다시 이 넓은 길의 중앙에, 그러니까 그 허수아비를 만난 지점에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에제키엘 번햄:(미친듯이 뛰다 엎드려 숨을 고릅니다. 제대로 본 게 맞던가요? 두개골을 달그락거리며 오드리의 목소리로 얘기하던 것은 무엇이었던가요? 멍해진 시야에 그 눈의 잔상이 아른거립니다.)
GM:그러게 말입니다. 일단 최소한 오드리 본인은 아니었을 겁니다. 일단 오드리는 그렇게 주둥이가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짐승과 같은 노란 눈을 가지지도 않았으니까요.
손전등 불빛에 의존해 주위를 둘러보면, 아까 가지 않은 왼쪽 길바닥에 주저앉은 인영이 보입니다.
에제키엘 번햄:...오드리?(기듯이 몇 걸음 걷다 몸을 일으켜 주춤거리며 다가갑니다.)
GM:다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두어 걸음 뒤에서, 저 옥수수밭 너머에서 무언가가 당신을 쫓는 소리가.
바람이 머리칼을 훑고 지나갑니다.
당신이 다가가려는 곳으로부터 피 냄새가 납니다. 가까이 가 보니 옥수수밭을 등지고 있는 오드리입니다.
에제키엘 번햄:(그것일까요? 그것이 또 쫓아오는 걸까요? 다급해진 마음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쓰러진 인영은 또 누구인가요?)
오드리 에반스:그래... 내가 생각한 게 맞았잖아. 증명하려고 한 게 잘못은 아니잖아? 선 넘네... 옥수수밭 주인이 누군진 몰라도. (신경질적으로 혼잣말을 하고 있다가 등 뒤에서 소리가 들리자 바로 돌아봅니다.)
(주먹도 쥐고... 아주 어퍼컷을 날릴 기세네요.)
...에즈?
(당신의 턱 바로 밑에서 주먹이 멈추는군요)
에제키엘 번햄:오드리 에반스!!! 너 지금 제정신이야? 왜 혼자 돌아다녀!
(뺨을 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꼬집어보기도 하고, 눈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너... 너 맞아?
오드리 에반스: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갑자기 뭐가 쫓아온다면서 도망가놓고오오. (당신의 손을 붙잡고 떼어냅니다.)
아, 나 이제 스물 세 살이 아니라 이러면 주름 생겨.
에제키엘 번햄: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먼저 사라져놓고. 불렀잖아. 네가, 날.
GM:이성은 있는 것 같다만, 어째서인지 피비린내가 남아 있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어디 다쳤어?
오드리 에반스:아니? 네가 계속 왔던 길을 돌아가자고 하다가 결국엔 먼저 막 뛰어가서 날 불렀잖아.
음, 그냥. 내 가설을 확인해보려고. (자기 손을 등 뒤로 숨깁니다.)
에제키엘 번햄:이런 젠장, 내가 그런 적 없다니까?
GM: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을 날던 새가 수직으로 바닥에 추락해 터집니다.
희미한 별빛과 달빛을 통해 분명히 모았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손을 등 뒤로 숨기는 모습을 보면 한쪽 눈썹을 들썩입니다.) ...너. 뭘 숨기는,
GM:그 독수리 역시 가죽이 벗겨지고 속이 싸그리 탔습니다.
에제키엘 번햄:... ...
오드리 에반스:......
그러니까. 이상하지 않아?
왜 우리는 가죽이 벗겨지지도, 구워지지도 않은 걸까.
(순순히 에제키엘에게 자기 손목을 보여줍니다.)
GM:손목을 박박 긁어 피부가 벗겨지고 붉은 살이 드러나 있습니다. 딱지가 앉은 부분도, 벌써 새살이 돋은 부분도 있습니다.
이성 판정 0/1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4/22/8
굴림:66
판정결과:실패
너... 이게 지금... ...
GM:그렇게 말을 하는 중에도, 상처가 천천히 낫고 있습니다. 보통 이정도의 상처는 꼬박 이틀은 되어야 나을 텐데 말이죠.
오드리 에반스:이상하잖아.
에제키엘 번햄:(미간 꾹 쥐었다가 회복되는 상처 부위를 다시 봅니다.)
GM:하늘에 떠 있던 별이 부풉니다. 초승달을 거쳐 완전한 원형으로 변모합니다.
지능 판정 해보시지요.
에제키엘 번햄:...그래. 확실히 이상해 보이네.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GM:하늘 위에서 당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오드리 에반스: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물리 법칙을 안 따르고 있어.
무슨 공상과학 영화처럼... 이러다간 시체들이 살아 움직이겠는걸.
에제키엘 번햄:(기이한 직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GM:새까만 눈동자가 당신의 눈에 담깁니다.
절대자의 시선은 형언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합니다. 영겁의 삶 속에서 권태에 몸부림치는 무언가와, 온갖 괴이한 것들을 낳는 모든 것의 어머니와...
어쩌면, 이곳에는 밤이 찾아온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의 그림자가.
이성 판정 1d3/1d7
에제키엘 번햄:(벌벌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릅니다.)
SAN Roll
기준치:43/21/8
굴림:27
판정결과:보통 성공
2
오드리 에반스:뭐가 있어? 그냥... 밤하늘이잖아.
아닌가. 아까 달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좀 이상하다. 무슨 영화 세트장같이.
에제키엘 번햄:아니야... 밤은 찾아오지 않았어... 우리의 눈이 가리워진 것일 뿐이야.(중얼거리며 사진 몇 장을 더 찍고 넋나간 표정으로 오드리를 바라봅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럼 에제키엘의 등을 세게 칩니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안 되겠다. 차로 돌아가자. 너 상태 정말 안 좋아 보여.
에제키엘 번햄:악!(등을 맞으면 그제서야 초점이 돌아온 눈으로 오드리를 바라봅니다.)
...저쪽 길은 가봤어?
오드리 에반스:몸의 상처는 그냥 낫는데, 정신적인 충격은 쉽게 안 낫나 보네. (어느새 거의 다 나아 딱지만 앉은 손목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고개를 젓습니다)
잘 기억이 안 나. 애초에, 왜 내가 저기에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니까?
에제키엘 번햄:(가봐야 하나? 하지만 저쪽에도 그것이 기다리고 있으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있습니다.)
오드리 에반스:생각하자. 여긴 일반적인 물리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공간.
에제키엘 번햄:저쪽 길 끝에는 괴물이 있었거든? 왼쪽 길에도 그런 게 있을까? 어떻게 생각해. 네 행운의 동전이 사실 행운의 동전이 아니었건 거 아냐?
오드리 에반스:(길가에 굴러다니던 돌 하나를 주워 옥수수 밭 쪽으로 던집니다.)
GM:분명 옥수수 하나에만 맞았건만, 다른 옥수수들이 일제히 흔들립니다.
오드리 에반스:모...르겠어. 내가 앞장을 설까?
차로 돌아가는 게 나을까?
(비스듬히 서서 동전을 던집니다. 어떻게 잃어버리지는 않았네요. 1 차 쪽으로 돌아가자 2 왼쪽 길로 나아가자 1)
내 동전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대.
에제키엘 번햄:네 동전이 생각하는대로 갔다가 괴물을 마주쳤잖아. 그걸 생각하면... 저쪽 길로 가야 하는 거 아냐?
오드리 에반스:...(에제키엘의 얼굴을 보고 눈만 깜빡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쪽이 안심되면 그렇게 하자.
에제키엘 번햄:(고민하다 손을 내밉니다.) 손, 잡아. 또 혼자 달려가지 말고.
오드리 에반스:(그럼 망설임 없이 손을 꽉 잡습니다.) 안 달렸거든.
GM:그렇게 둘이 좀 더 걸어가면... 머리 위에서 까마귀 소리가 길게 납니다.
에제키엘 번햄:달렸다니까.
GM:밭의 끝이 보입니다. 땅에 온갖 우그러진 철골이 박혀 있습니다.
오드리 에반스:달린 건 너고.
에제키엘 번햄:왜 거기 있었는지도 기억 안 난다면서.
(우그러진 철골과, 밭의 끝을 봅니다. 저길 통해 나갈 수 있을까요?)
오드리 에반스:...그건 그렇지?
에제키엘 번햄:그러니까 내 말이 맞아.
GM:잘 모르겠습니다. 버려진 지 오래된, 농기계 치고는 복잡해 보이는 기계들이 잔뜩 있습니다.
오드리 에반스:봐봐, 진짜 이상하다. 도대체 여기에 왜 원심분리기 비슷하게 생긴 게 있는 거지?
저건 플라즈마 스프레이 코팅기 같이 생겼어.
에제키엘 번햄:저런 게 여기 왜...?
오드리 에반스:(흐릿한 손전등 불빛에 의존해 기계를 설명해줍니다. 일터에서 많이 본 것들이니까요)
GM:기계들 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마냥 쇠 파이프가 여기저기 널려 있고, 자기들끼리 기대 불안하게 서 있습니다. 파이프 위에 날카로운 금속 바들이 놓여 있기도 하고요.
에제키엘 번햄:(무엇에 쓰이는지도 모를 기계들을 살펴보다 뒤통수를 신경질적으로 긁습니다. 무엇이 됐든,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플라즈마 스팅기인지 뭔지. 그런 것보단 타이어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오드리 에반스:...어쩔까. 옥수수라도 먹어야 할까? (위험해보이니 기계 쪽으로 다가가지는 않습니다.)
불만은.... 아, 저 고무 조각으로 어떻게든 땜빵 못 하나?
에제키엘 번햄:때워도 바람을 넣어야 할텐데. 굴러가기야 하겠지만.
오드리 에반스:여길 빠져 나갈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을까?
GM:정말로 작은 고무 조각이 있긴 합니다. 쇠 파이프들이 불안하게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곳에 있어서 문제죠.
에제키엘 번햄:그 정도면 충분해.(몇 걸음 다가갑니다.) ...내가 꺼내올게. 불 좀 비춰줘.
오드리 에반스:...알았어. 조심해. (깜빡이는 손전등을 받아들고 고무 조각이 있는 곳을 비추다가, 에제키엘의 발 밑으로 빛을 옮깁니다.)
GM:바람이 옥수수밭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민첩 판정 한번 해보시지요!
에제키엘 번햄:(발 밑을 조심하며 고무 조각이 있던 곳으로 걸어갑니다.)
민첩
기준치:55/27/11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GM:불안불안하지만, 다행히도 상처 없이 고무 조각을 주워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금 바람이 불어옵니다.
오드리 에반스:조심 좀 해! (당신의 손목을 꽉 쥐고 잡아 당깁니다.)
GM:그와 거의 동시에, 흔들리던 철골이 그대로 추락해 옥수수밭에 떨어집니다.
에제키엘 번햄:충분히 조심해서 다녀왔어!
...오.
GM:허수아비 때와 비슷하게, 철골에 직접 닿지 않은 옥수수들도 일제히 휩니다.
저 너머의 길까지 보일 정도로 휘었다가... 철골이 제 무게를 못 이겨 바닥에 떨어지면,
퐁, 하고 모든 옥수수가 일제히 고개를 듭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래.
에제키엘 번햄:... ...고마워.
오드리 에반스:,,,아냐. 그냥 여기에 혼자 있게 되면, 많이 무서울 것 같아서.
하나보단 둘이 낫잖아.
에제키엘 번햄:...그래. 혼자 남는 것보단 같이 있는 게 낫겠지.
오드리 에반스:가자, 땜빵하고...
(또 무언가가 뒤쫓아오지는 않는지, 계속 뒤를 돌아봅니다.)
GM:옥수수밭에서 당신의 이름이 메아리칩니다.
에제키엘 번햄:(뒤를 돌아보다 차가 있던 곳으로 길을 되짚어 갑니다.)
에즈!
미스터 번햄!
에제키엘, 에즈 녀석, 그 사진작가 놈, 번햄네 아들
GM:바람이 옥수수밭을 세차게 흔들고 지나갑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냥 코너만 돌면 되는 일인데, 왜 이리 멀게 느껴질까...
에제키엘 번햄:(잠시 얼어붙었다 오드리의 손을 잡아 끕니다.) ...너는 안 들려?
GM:당신의 묶은 머리가 살짝 흔들릴 정도로 미약한 바람이 붑니다.
모든 옥수수밭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오드리 에반스:들려.
에제키엘 번햄:빨리 가자. 얼른.
오드리 에반스:있지, 어릴 때는 이 이름이 좀 싫었어. 오드리 헵번이 너무, 너무 유명해서 말이지...
에즈!
GM:성대를 모방한 핏덩어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바람이 옥수수밭을 세차게 흔들고 지나갑니다.
길 중앙입니다.
바람이 옥수수밭을 세차게 흔들고 지나갑니다.
둘이 타고 온 자동차가 길 중앙에 보입니다.
이곳에 있을 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GM:바람이 옥수수밭을 세차게 흔들고 지나갑니다.
이성 판정 1d2/1d5
에제키엘 번햄:
SAN Roll
기준치:41/20/8
굴림: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2
GM:장기적 광기 체크하시고 광기의 발작 한번 굴려주시죠!
에제키엘 번햄:
광기의 발작 - 실시간
발작적 행동이나 감정 폭발
1D10 라운드 동안 웃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느라 다른 행동은 전혀 못 합니다.
For 10 rounds.
오드리 에반스:에즈, 왜 여깄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됐어. (손을 꽉 붙잡고 차 쪽으로 그를 끌고 갑니다)
에제키엘 번햄:잘... 됐어?(멍하니 오드리의 마지막 말을 중얼거리다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뜨립니다. 됐어? 된 거야? 정말? 우린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을 거야! 절규하듯 소리치며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감싸쥐고. 다시 웃기 시작합니다.)
오드리 에반스:응, 아까보다는 좀 낫잖아? 그...렇지? (갈라진 목소리로 울다가 웃다가 하는 에제키엘을 붙잡은 손에 힘을 줍니다.)
도대체 중간에 뭘 봤길래 이래? 아냐,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아까 말했던 대로 확 불을 붙여버릴까? (어떻게든 그를 차 쪽으로 끌고 갑니다)
에제키엘 번햄:아니야... 내가 아니었다고 했잖아. 누군가의 말소리가. 발소리가 들렸다고 했잖아. 그것이 우릴 따라왔어. 우리의 가죽을 벗겨 전리품처럼 두를거야. 아아, 그 분이 우릴 내려다 보고 계셔! 하하... 하하하! 우린 빠져나갈 수 없어! 철골이 내 무덤이 되는 편이 나았을텐데!
오드리 에반스:젠장,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럴 때 늘 하던 게 있죠. 가끔... 은 아니고 종종 그의 예술적인 사고가 폭주할 때마다 하던 것이요. 그의 손을 놓고 냅다 뺨을 갈깁니다.) 그래, 지금 이 상황이 말도 안 된다는 건 알겠어. 그래서 뭐, 어디든 뛰어들어서 죽기라도 할 거야?
에제키엘 번햄:(뺨을 맞아 고개가 돌아간 상태 그대로 웃습니다.) 죽음... 죽을 수나 있나? 그 분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데? 또 다른 허수아비가 되어 영원히 이곳에 서있겠지.
오드리 에반스:...그래서 불 지를 거야, 말 거야. 그것만 대답해. (차 바로 앞까지 끌고 가서, 에제키엘의 옷에서 차 키를 꺼내서 트렁크까지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라니. 하느님 말고 다른 신이 있어? (십자성호를 긋습니다.)
에제키엘 번햄:오! 옥수수 밭에 두 갈래 길이 있었네! 우리는 행운의 동전이 가리킨 길을 택하였지.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네!(소리 높여 비틀린 시구를 읊고 차에 기대어 흐느낍니다.)
오드리 에반스:망할, 그래. 내 뜻대로 할게. 나중에 책임을 나한테 묻든지 말든지.... (본닛에 기대어 있는 에제키엘을 무시하려다가 대충 뒷좌석에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는 가솔린을 꺼내 옥수수밭에 뿌려 버립니다.)
불타는 옥수수밭을 찍을 생각은 없어? (금연 결심을 하고 1달째 켜지 않았던 지포라이터를 딸깍입니다.)
에제키엘 번햄:안돼! 그분이 옥수수밭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하셨어! 지금 뭘 하려는 거야?
(뒷좌석에 나동그라져있다 몸을 일으켜 창문을 탕탕 두드립니다.)
오드리 에반스:그래서 그분이 너에게 도움이 된 게 뭔데? 이상한 소리나 지껄이고!
(일단 주춤합니다)
에제키엘 번햄:우릴 지켜보고 있다고! 하하하, 물리 법칙이 이상한 건 알아차렸으면서 그 시선은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오드리 에반스:망할 예술가 같으니라고! 직접 관찰할 수도, 증명할 수도, 실험할 수도 없는 걸 우린 뭐라고 하는줄 알아?
에제키엘 번햄:젠장... 그러면 안 돼... 안 된다고...
오드리 에반스:망상이라고, 망상. (다시 라이터 불을 붙여 던질 각을 잡기 전에 타이어를 확인합니다.)
GM:분명 펑크가 나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대로입니다. 땜빵이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그분의 뜻이겠지요.
에제키엘 번햄:망상이 아니야... 아니라고... 왜 내 말을 믿지 않는 거야?
GM:에제키엘이 직접 뛰쳐나가 말리지 않았다면... 오드리는 옥수수밭에 불 붙은 라이터를 던집니다. 혹시 그걸 뜯어 말렸나요?
에제키엘 번햄:하늘을 봐... 우릴 굽어살피는 이 보이지 않는 거야?
(무력하게 차창에 기대어 있습니다.)
GM:옥수수 밭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정확히는, 하나에 영향을 받는 전부가 존재합니다.
하나의 옥수수 줄기가 불타며, 옥수수 알이 사방으로 튀자
마치 화학적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 것처럼, 불길이 닿을 리 없는 저 먼 곳의 옥수수 줄기까지 일제히 불탑니다.
불타는 옥수수 줄기 사이로 기괴하게 뒤틀려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짐승들이 달립니다.
밭과 길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이, 그들에겐 기회일 것입니다.
GM:어두운 밤 하늘이 불길 때문에 밝아집니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을 감시하는 시선을 온 몸으로 느끼며, 스스로의 운명을 저주하는 동안...
차에 시동이 들어오고, 급발진을 하며 당신의 몸이 앞으로 쏠립니다.
욕설이 들리고,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려 육신의 고통이 느껴집니다.
에제키엘 번햄:(덜컥, 몸이 흔들려 앞좌석에 등을 부딪치고. 넋 나간 얼굴로 뒤 창을 바라보다 카메라를 듭니다.)
(찰칵. 불타는 옥수수밭과 그 사이로 달려나오는 뒤틀린 짐승의 모습이 담긴 사진. 아마 이곳에서 남길 마지막 사진이 될 텁니다.)
GM:자동차 백미러에는 황야가 비칩니다.
그곳에 있었던 것이 옥수수밭은 맞는지요?
당신의 몸에 남아 있는 부패한 피의 냄새만이 이 모든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에제키엘 번햄:(애초에 모든 것이 망상은 아니었을까 생각하던 찰나. 카메라에서 진득하게 묻어나는 피를 보며 깨닫습니다.)
하하... 오드리, 나 어떡하지.
오드리 에반스:말 걸지 마. (뒷모습만 봐도, 몸을 덜덜 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M:클락션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버터 팝콘을 사라며 호객하는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세찬 바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END3. B+급 귀환
에제키엘, 오드리 무사?생환
2월 8일 세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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