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톢 (GM):다나가 그 건물로 향하면...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설 빌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낮은 층의 벽은 통유리이고, 20층 이상 됩니다. 16층부터는 천체 박물관이라고 하는군요.
다나의 옆을 지나가는 커플이 수다를 떨고 있네요. 잔뜩 기대에 찬 목소리로요.
"옥상에 망원경이 있댔지?"
"멀리 있는 천문대에 가지 않아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게 되게 맘에 든다! 별이 보일 지는 모르겠지만..."
다나 베델리아:옥상... 옥상으로 가야겠네. (커플의 대화를 듣고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ㅊ찾아 본다. 일단 계단은 아니길 바라며.)
톢 (GM):다행히 엘레베이터가 있습니다. 빌딩 안쪽은 생각보다는 한산하네요.
이런 새로 지은 빌딩들이 으레 그렇듯, 모든 엘레베이터가 모든 층을 오가지는 않습니다.
20층에 가시는 방문객들께서는 16층에서 다른 엘레베이터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톢 (GM):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걸로 보아서는 관련 문의를 꽤 많이 받은 것 같네요.
다나 베델리아:건물을 불편하게 만들어 놨네... (안그래도 심기가 불편해 투덜거리며 엘레베이터를 타고 16층을 누른다.)
톢 (GM):그러면 엘리베이터가 움직입니다. 우웅 거리는 기계음이 들려요. 뒷면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레지나의 차를 타고 오갔던 길도 내려다 볼 수 있을 것이고... 다나가 친구들과 놀러 갔던 거리도 보이겠네요. 이 구역이 꽤 멀리까지 보입니다.
물론 레지나의 집도 내려다 보이고요.... 고작 20여분 거리였으니까요.
딩동,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춥니다.
다나 베델리아:(레지나와 지나다녔던 거리가 보이자 괜히 또 기분이 싱숭생숭 해진다. ㅁ어하니 보고있다가 소리를 듣고 내린다.)
톢 (GM):박물관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은 열려있지만요.
이곳을 입에 담는 사람은 많았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로지 당신만을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20층을 향하는 엘레베이터가 바로 맞은편에 있겠군요.
다나 베델리아:(두리번거리며 왜 아무도 없나 생각하며, 사실은 인기 없는 곳이었던가 의심도 해보며 맞은편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톢 (GM):정신력 판정을 해보지요.
다나 베델리아: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90
판정결과:실패
톢 (GM):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사지로 내몰리는 느낌이에요.
처음 레지나를 만났던 때가 떠오르는군요...
그녀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최후의 마법사라는 말을 믿나요?
다나 베델리아:(최후의 마법사라는 말을 처음에는 전혀 믿지 않았지만, 함께 다니면서 겪은 온갖 이상한 일들을 생각하면 거짓이라 믿는 것도 이상한가 싶다. 처음엔 조금 별난 사람이다 생각했지만 지내면 지낼수록 괜찮은 사람이라 느껴졌다. 지금은 .... )
톢 (GM):지금은... 아주 인면수심 쓰레기가 따로 없을지도 몰라요.
기분은 어떤가요? 긴장되나요??
다나 베델리아:(두근두근 거리고 있다. 만나면 화부터 내야할지, 이유부터 다시 물어봐야 할지. 화는 그 뒤에 내도 늦지 않을 것 같지만 먼저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 게 서럽기 때문에 먼저 화내도 괜찮지 않을까. 온갖 고민중.)
톢 (GM):그렇게 고민하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금방 내려옵니다. 그도 그럴 게, 몇 층 안 되잖아요.
정신력 판정 한 번만 더 해봅시다.
다나 베델리아: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72
판정결과:실패
문득 어제 찾아갔던 도서관이 떠오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소름끼치는 곳이었어요. 그 도서관 관장이란 사람은 대체 누군지....
슬슬 알 때도 되었죠.
다나 베델리아:(도서관에서 만났던 귀여웠던 곰아기. 관장은 누굴까?)
톢 (GM):마지막 구역에서 보았던 풍경을 기억하나요?
젤리:아니욥
다나 베델리아:(기억력 침침...)
톢 (GM):좋아요... 지능 판정을 해보죠.
다나 베델리아:
지능
기준치:55/27/11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젤리:
톢 (GM):가짜 레지나가 있었죠. 익사할 것 같은 물의 풍경과 타 버릴 것 같은 열기가 공존하는 방 안에 말이에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습니다.
다나 베델리아:(그걸 어떻게 까먹었지.. 맞아, 가짜 레지나가 있었어.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 떠올라 고개를 저으며 내린다.)
톢 (GM):당신이 내린 엘리베이터 벽에는 무수히 많은 별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열린 문 너머에는 레지나가 서 있네요.
젤리:어케
레지나 스미스:(휴대전화 시계를 쓱 확인합니다) 오, 한 시 반? 꽤 일찍 왔네~
젤리:어카지
다나 베델리아:... (왜 저렇게 태연해? 해고당한게 꿈이었나 싶다. 레지나를 보자마자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이내 표정을 굳히며) 올 줄 알았나 보네요. 항상 그랬듯이 전 당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니까.
레지나 스미스:아니? 전혀 아닌데~ 늘 내 생각보다 잘 해주는걸. (평소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레지나 스미스:이번에는 신기록이었어. 네가 여기까지 온 적은 없었거든. (좀 후련하다는 듯이, 난간에 기대고 있습니다)
다나 베델리아:자꾸 언제의 저랑 비교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항상 그런식이죠. 해 주고 싶은 얘기만 해 주면서 어린애 취급이나 하고. 필요할 때 가져다 쓰는 도구같은 건가요?
레지나 스미스:오... 그것 이상을 바랐어? 언제는 월급만 잘 챙겨 주면 된다면서~ (다나와 이야기하면서 수시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그러고 보면, 목에 걸린 목걸이와, 팔목을 감싼 팔찌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당신이 레지나와 함께 고생해서 찾은 그것들이요)
젤리:
다나 베델리아:처음에야 그랬죠. 그냥 알바인데 월급만 잘 챙겨 주면 뭐 그런 생각이었죠. 당신에겐 그 후로 지나간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나 보네요. 그래요, 그 시간들에 괜한 의미를 부여하고 기대한 제 잘못이네요. (저걸 왜 다 착용하고 있는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건가 싶다.)
레지나 스미스:아냐. 나에게도 엄청 귀한 시간이었어. 다나 양은 솔직하고, 열정적이고, 좋아하는 것도 많은 재밌는 사람인걸.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내 옛 친구들이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엄청 귀여웠는데. (아무리 봐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젤리:으앙
다나 베델리아:(레지나 나름대로 좋은 말을 해 주는 것 같은데 뭔가 .. 애매하게 빗나가는 느낌.)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그런 건 보통 다들 하지 않나요. 그렇게 귀한 시간이었다면서 왜 앞으로 더 이어나갈 생각은 안하고 내쳤는데요.
레지나 스미스:그야... 필요한 걸 다 구했으니까?
뭔지 알지. 고등학교 때 같은 동아리를 친구들과 평생 함께 가는 건 아니잖아, 다나 양. 오래 가는 사람은 따로 있잖니.
늦게 말한 건 미안해. (별로 미안해보이지도 않네요)
다나 베델리아:누가 평생 직원으로 쓰래요? 아무렇지도 않게 차에 태워서 퇴근까지 시켜줬으면서 툭 던지는 말로 해고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그렇게 주렁주렁 달고 있는 것들이 필요한 거였어요? 그게 왜 필요한데요.
레지나 스미스:음... 근로 계약서 안 봤니? 아, 이거 말이지.... (잠깐 주변을 돌아보며 고민하다가 다나에게로 바싹 다가옵니다)
시간을 되돌리려고.
무한 번 되돌리면 이론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사건만 일어나는 시간대가 하나쯤은 생기거든. 갈수록 나아지고 있었고.
다나 베델리아:(평소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건 믿지 않았겠지만, 그 모든 것을 겪어놓고 이제와서 무슨 의심을 하곘나.) 시간을... 되돌린다고요? 당신이 마법사란 말만은 거짓이 아니었나 보네요... 근데 왜 되돌리는데요?
레지나 스미스:말했다시피... 내가 원하는 사건만 일어나는 삶을 살기 위해서지. 좀 더 범위를 좁혀서는 소중한 친구들이 한 명이라도 살아 있는 삶.
유감스럽게도, 엊그제 마지막 부고를 들어서... 더는 미룰 수가 없겠더라고~ (내일이 주말이라 오늘 은행 업무를 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톤입니다. 아주 당연하게 말하고 있네요)
다나 베델리아:한두 번 해 본 게 아닌가 보네요. (저게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말인가 싶다.) 그렇게 되돌아가서 그 친구를 다시 살리는 거에요? 다시 또 면접보러 오는 저랑 만나서 데리고 다니고.
레지나 스미스:그렇지? 이번만큼 다나 양이랑 가깝게 지낸 시간대는 없었으니까~
혹시 몰라. 다음에는 더 친하게 지낼지.
이번에는 틀렸으니까... 이 시간대는 버리는 거야. 알지, 게임 리셋하듯이?
(다나의 어깨에 손을 얹고 토닥여줍니다)
다나 베델리아:당신이 이런 사람이란 걸 알면 절대 면접보러 안 갈텐데. 그렇게 시간을 되돌려서 소중한 친구를 되살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저는 모르겠어요. 그 친구가 소중한 건 그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이 좋았기 때문 아닌가요? 되돌리면 당신은 모든걸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상대는 다 잊을텐데.
레지나 스미스:하지만 다른 시간대의 다나 양은 그걸 모를 거고,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걸? 나는 그 만남도 꽤 기대하고 있어.
뭐... 상대가 기억을 못해도 내가 기억하면 괜찮지. 그래서 내가 그렇게나 열심히 기록을 했던 거란다.
원한다면, 나랑 같이 돌아갈까? 아마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시간대의 다나 양을 처리하는 거겠지만 말이야.
(정말로 당신의 고민과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만 확인하고 있어요. 종종 초초한듯 발을 구릅니다)
다나 베델리아:방금 말했잖아요. (슬 답답하다는 듯이 미간이 찌푸려진다.) 저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 않아요. 떠나간 사람은 안타깝지만, 돌아가면 제게 지금까지 남겨져 함께해 준 사람은요? 그 사람들과 보낸 시간과, 함께 만든 기억들은요? 그걸 저 혼자 가지고 간다는 건 너무 쓸쓸할 것 같아요. 아무리 기록이 있다지만, 그런 것들은 공유하기에 가치가 있는 거지 혼자 가지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걸요.
레지나 스미스:그건 그렇지.... 그래도 난 쭉 이렇게 해왔는걸. 다른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어깨를 으쓱합니다)
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이 시간대의 다나 양은 곧 죽을 텐데, 괜찮겠어? 나, 그러니까 레지나와 함께 있었던 추억을 가지고 죽는 거야.... 뭐, 나뿐만 아니라 학교 친구나 동네 친구나 부모님의 기억도 다 있겠지만.
음,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겠네. (스스로 맞장구를 치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나 베델리아:그렇게 되돌린 시간이 몇 번이에요?
레지나 스미스:다나 양도 보았겠지만... 대충 그 노트의 수 만큼.
지금이 천 몇번째든가... 나도 이제는 봐야 알아.
다나 베델리아:소중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돌린 거에요?
레지나 스미스:전부 죽으면 돌렸지!
이번에 정말 즐거웠어, 다나 양. 다음 시간대에서는 다나 양 때문에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젤리:흑 ..
다나 베델리아:혹시라도 제가 죽어도 시간을 되돌리진 말아 줬으면 좋겠네요. 제가 보기에 당신은 소중한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정말 누군가가 소중했다면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을 가치없게 만들어 버리는 짓은 하지 않았겠죠.
다나 베델리아:한 번이라도 제대로 살아 볼 생각 해봤어요?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떠나간 사람을 애도해주며, 남은 소중한 것들을 지켜보려는 생각 해 본 적 있냐고요. 소중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당신이 그랬을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물어나 보는거에요.
레지나 스미스:있었지. 딱 한 번.... 그런데 다나 양. 다나 양에게 이런 힘이 주어졌다면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니?
그래도 이번에는 다나 양 덕분에 훨씬 오래 버텨서, 정말 고마워. 그래도 슬슬....
이제는 습관이지. 뭐, 내가 지금이라도 남길 바라니?
젤리:
다나 베델리아:같은 능력이 있다면... 조금 혹하긴 했겠죠. 곁에 있던 사람이 떠나면 꽤나 속상할테니까. 그래도 전 안해요. 이번에 당신따라서도 안 갈거고.
한 번 해 볼 생각 없어요? 돌아가지 말고 여기서 더 쌓아 봐요. 더 많은 기억들을, 더 깊은 시간들을 쌓아 보라고요. 당신이 되돌리려는 사람도 이걸 알게 되면 찬성할거라 생각 안해요. 그건 당신의 이기심일 뿐이라고요.
톢 (GM):좋아요... 설득 굴림을 해도 좋고 한 대 쳐도 좋습니다.
뭐든 성공하면 당신의 진심이 전해지겠죠...
다나 베델리아:
설득
기준치:70/35/14
굴림:57
판정결과:보통 성공
레지나 스미스:맞는 말인데....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지. 그리고 음, 솔직한 이야기로는 다나 양을 만나고 백 일을 다 채운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
톢 (GM):ㅋㅋ
레지나 스미스:그래, 정말 솔직하게는 자신이 없는 거지....
톢 (GM):레지나는 이제 시간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두 시가 거의 다 되기는 했지만요.
다나 베델리아:(레지나 손 덥석 잡는다) 그럼, 당신은 시간을 되돌린 후 다음번엔 저랑 다시 백 일 채울 자신 있어요? 안 채워도 상관 없는 거에요?
레지나 스미스:...지금까지 조금씩 더 오래 버티게 되었으니까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계속 한 거지. (손을 빼지는 않습니다)
그래... 이게 도박이지, 다른 게 도박이 아니었네. 확실히 알게 해줘서 고마워.
다나 베델리아:알면 그만하고 이번만이라도 제대로 살아봐요. 다른 사람들처럼. 나중에 백 년쯤 지나서 그 때도 돌아가고 싶으면 안 잡을게요.
레지나 스미스:내가 언제는 제대로 안 산 것처럼 말하네! 나 그래도 법적으로 OK인 소득도 얻고... 범죄도 아마 안 저지르고... (괜히 횡설수설하다가 슬그머니 반지를 뺍니다)
백 년이면 자연사하지 않을까.
다나 베델리아:원래 사람은 자연사하는 게 맞는 거에요. (빼자마자 뺏어서 본인 주머니로 쏙.) 제대로 안 산 거 맞죠. 그렇게 시간 되돌렸으면 의뢰도 편법이라고 할 수 있죠. 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거 아냐? 반칙이에요.
레지나 스미스:에이, 아니야. 조사는 제대로 했어야 했어. 조금씩 바뀌어서 말이지.... (다나가 빼앗아 가는 걸 저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에서는 확실히 편법이었다는 걸 인정해. 참, 그건 어디 장식장에 넣어 두자. 다나 양이 일찍 죽거나 하면 되돌릴 수 있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하며 웃습니다)
다나 베델리아:참나. 이제와서 그렇게 저 아끼는 척 한다고 제가 넘어갈 것 같아요? 어이없어, 진짜. 제가 진짜 어린애인 줄 아냐고요. (절대 안주겠다고 주머니 속으로 손 넣어서 반지 꼭 쥔다. 주나봐라.)
레지나 스미스:아니... 아끼는 건 맞다니까. (뺏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어린애로 보이는 것도 맞고.
(전의를 상실한 듯 멍한 얼굴이긴 합니다)
다나 베델리아:됐어요, 이제 사장님 말 안 믿어. 사장님 도대체 몇 살인데요? 진짜 백 살이라도 되는.... 아. (생각해보니 그 정도 시간을 돌렸으면 할머니 수준도 아니고.. 이건 뭐. 생각하는 걸 관둔다.) 사장님 입장에서 어린애가 맞긴 하네요. 그래도 객관적인 인간의 시선으로 보면 그렇게 어린애는 아니거든요?
레지나 스미스:아니, 그건 알거든요~ 성인이잖아.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생활비를 벌 만큼.
나는 뭐... 신체 나이는 서른 거의 다 됐지. 친구 몇 명 결혼하는 건 봤으니까~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팔찌도 풀어냅니다.) 으, 이건 몇 번 해도 기분 나쁜 건 맞아.
다나 베델리아:황당하네 진짜... (팔찌도 주섬주섬 챙긴다.) 그래서 시간 되돌리려고 이걸 다 모으고 다녔다고요?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요.
그거 좀 궁금한데. 이 전에 만난 다나들.
어땠어요?
레지나 스미스:그렇지. 이게 또... 하나가 틀어지면 다른 하나 위치도 계속 바뀌더라고.
오... 정말 알고 싶어? (시간에 맞춰 뒀는지 휴대 전화 알람이 울리지만, 바로 꺼버립니다)
다나 베델리아:(대충 눈치채고 핸드폰도 던져버리고 싶지만 참음.)
음... 네. 듣기 갑자기 조금 무서워졌는데 그래도 궁금해요.
레지나 스미스:꽤... 많았지. 내 조수로 일했던 적도 많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던 적도 있고.
맞다, 내가 정보가 없던 초반에는 그냥 같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다나도 있었고.
음, 연인이었던 적도 있었고, 한 사람을 두고 싸웠던 적도 있었고...
많이 봤다니까, 우리? (뻔뻔...)
젤리:ㅇ0ㅇ ..
다나 베델리아:(중간에 이상한 것들을 들은 것 같지만 애써 못들은 척.) 다시 취직이나 시켜줘요. 아직 돈 더 모아야 하니까.
레지나 스미스:...지금까지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면서도?
돈이야 뭐... 슬슬 노하우가 생겨서 웬만한 건 다 해결할 수 있으니 문제 안 될 거고.
다나 베델리아:이제 안그럴거라 했으니까 믿을게요. 그럼 저 월급이나 올려주시면 되겠다.
레지나 스미스:비밀 유지 비용 추가다, 이거지?
좋아. 나야 뭐 하던 일을 계속 하면 되니까.
다나 베델리아:새로운 일 해 보는건 어때요? 이제 그 일 할 필요 없는 거잖아요. 앞으로 유행할 디저트 가게 미리 낸다던가. 그런거요.
레지나 스미스:아, 이 뒷일은 몰라. 내가 시간을 안 되돌리고 이 정도 남아 있었던 적이 없어서. (어깨나 으쓱합니다)
하지만 요즘 좀 오리엔탈한 게 유행이니까 터키식 무언가를 해봐도 재밌지 않을까~ 크게 돈이 된다면 역시 전기차려나~
다나 베델리아:그런거 좋네요. 사실 잘 안되도 사장님정도 재력이면 상관 없는거 아니에요? 몇 개 망해도 돈 많으실 거 같은데.
레지나 스미스:이 일이 생명수당 더해져서 좀 많이 받거든.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내가 좀 바가지 씌우는 것도 있고... 이쪽 분야는 확실히 전문가이기도 하고.
다나 베델리아:그래도 천 번 시간 되돌릴 동안 같은 일 했으면 지겨울 만도 한데. 카메라쪽은 관심 없엉요? 사진관은 언제나 수요가 꾸준한 거잖아요. 괜찮을 것 같은데. 제가 직원으로 탁월하게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어깨 으쓱)
레지나 스미스:사진관도 좋지! 앗, 여행 사진 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어... 오래 돌아다니면서 많은 곳을 가보긴 했거든.
그보다 본인 전공이라고 너무 티내는 거 아니니? 아, 이제 돌아가자. 여기 있을 필요가 없잖아.
(슬슬 다나 옆 엘리베이터 버튼을 쿡 누릅니다)
다나 베델리아:맞아요, 이런 거지같은 곳에서는 나가요. 그럼 지금까지 저랑 처음 가 본 척 했던 것도 다 연기였네. 사장님 배우하셔도 괜찮겠다.
레지나 스미스:처음 가 본 척도 백 번쯤 하면 자연스럽지~ 아, 나 얼굴도 예쁜데 무슨 미스터리 유튜브나 할까? (뻔뻔...)
다나 베델리아:(본인 입으로 예쁘다고 한건가 짜게 식은 눈으로 레지나 본다.) 아...네. 그럼 저는 옆에 귀여운 조수로 서면 되겠네요. (같이 뻔뻔해지기로 함)
레지나 스미스:그래. 참, 내가 유튜브로 심해인들의 특징 같은 거 방송하다가 바다 신 믿는 사교도들한테 신고당해서 방송 내린 적 있다고 말해줬니?
레지나 스미스:아, 여기 대관한다고 꽤 썼는데~ 그냥 돌아가네. (엘리베이터가 오면 다나를 슬슬 밀어 넣습니다)
다나 베델리아:(레지나의 말에 결국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며 피식 웃어버린다. 괜히 자존심 상해서 다시 얼굴 굳힘.)
여기 대관했어요? 어쩐지 사람이 없더라.
근데 제가 사장님 집에 갈거라는건 어떻게 알았대요. 보통 그렇게 무단침입은 잘 안 하지 않나...?
레지나 스미스:음... 이걸 말하면 또 기분 나빠할 것 같아서 말 안 할래.
늦은 점심이나 먹자. (춤추듯이 어깨를 들썩입니다)
다나 베델리아:피하는 거 봐...(눈 흘기면서 따라간다. 이번에도 레지나가 사 줄 테니까.) 오늘도 고기 먹어요, 고기.
레지나 스미스:아니, 친구들이랑 식사할 때 고기 안 먹어? 정말이지~
그럼 오늘 메뉴는 저번에 봐뒀던 중동 식당으로 하자.
식사하면서 앞으로 내 개인 사업을 어떻게 수정할 지도 이야기해보고...
다나 베델리아:먹거든요... 그냥 항상 고기 먹는 게 좋은 거에요. (끄덕끄덕) 거기 가요. 맛있어 보이더라. (또 끄덕끄덕) 좋아요. 사진관 얘기 한 번 발전시켜 봐요.
레지나 스미스:(끄덕끄덕) 아니, 내가 사진에 대해서 잘 모른다니까? 뭐... 다나 양이 알아서 하겠지~
아니다. 내 사무실 옆 방 쓰던 무역계 스타트업이 이번에 잘 풀려서 이전한다 했거든? 아예 거기에 사진관을 차릴래, 다나 양?
다나 베델리아:제가 다 가르쳐 줄테니 걱정 마요. 그럼 이제 반대인가? 제가 사장이고, 사장님은 조수!
좋네요, 마침 장소도 있고. 딱이네요.
레지나 스미스:그리고 가끔 이런 의뢰가 오면 가려 받아서 해결하도록 하자.
(목소리를 팍 낮춥니다) 사진관보다 단가가 훨씬 좋거든.
다나 베델리아:(아무래도 혹하는 제안....) 어떤 의뢰인지 꼭 저랑 상의하기로 해요. 보고 결정할게요.
레지나 스미스:조수가 아니라 동업자가 됐는데?
역시 이번에는 다나 양까지 사라진다면 다시... (웃으면서 손으로 태엽 감는 시늉을 합니다)
다나 베델리아:(손 찰싹) 지금 일부러 그런거죠? 하... 사장님 바람대로 속이 뒤집히네요 진짜. 어휴. (몇 번이고 연속해서 한숨을 내쉰다.) 그럼 앞으로 뭐라 불러요? 동업자님. 할 순 없는데.
레지나 스미스:아, 이런 걸 고쳐야지, 나도. (한숨 쉬는 걸 보고는 혀를 빼뭅니다)
앞으로는 그냥 이름으로 부를래? 우리 몇 살 차이 안... 나진 않지만 충분히 친하잖니.
스미스 씨 금지. 사장님 금지.
다나 베델리아:그래, 레지나. (말하자마자 어색함이 밀려온다...) 스미스씨 괜찮은데 왜 금지래요.
레지나 스미스:너무 격식 차리는 것 같잖아.
정말... 서류에나 있을 법한 이름이지. 날 스미스 씨라고 부르는 건 편지에서나 하도록 해.
다나 베델리아:그래요... 레지나. 계속 사장님이라고 부를 순 없고, 스미스씨도 싫다고 하시니 제가 적응해볼게요.
레지나 스미스:그래, 다나. 일단은 천천히 생각해보자.
여러모로 고마워.
톢 (GM):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건물 밖으로 나오면, 오후 두 시 조금 넘은 시각의 밝고 뜨거운 햇볕이 둘을 비춥니다.
레지나가 다른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당분간 세계는 멸망하지 않을 거고, 그것을 막는 건 앞으로도 다나겠지요.
최후의 마법사는 없습니다. 남은 건 투잡을 뛰려는 레지나와, 생각보다 빨리 꿈에 가까워진 다나 뿐이죠.
식당이 브레이크 타임을 걸어버리기 얼른 가도록 합시다. 이제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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