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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이 나타나지 않은 지도 벌써 3년이 되었죠.
세상은 평화롭고, 과거의 고통은 천천히 잊혀져 갑니다.
빌런이 남긴 상처가 거의 아문 지금, 사람들은 세금으로 히어로를 유지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왜 불려 왔는지는 뻔하죠.
GM:세계의 관점에서는 완벽한 해피엔딩입니다.
벨라 알론소:오히려 별 미련이 없어 보입니다. 괜히 파트너의 어깨를 두드려 줍니다.
GM:평화를 위한 무력 단체조차 존재 이유를 잃어버렸으니까요.
뚜덕뚜덕, 제 어깨를 몇 번 두드리는 손길에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듭니다.
'들어갈까,' 라고 말하듯 벨라를 바라보겠네요.
벨라 알론소:"협회도 문 닫고 전부 사회에 환원했으면 좋겠다. 이 건물에 문화 센터를 만드는 거야..."
혼자 떠들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리의 눈치를 보고는 괜히 허리를 곧게 세우며 문을 두드립니다.
GM:문을 두드리면 안쪽에서는 온화한 목소리가 '들어오세요' 라고 대답합니다.
문을 열고, 협회장실 안으로 들어가면 협회장은 안부를 물으며 짧게 인사치레를 하겠네요.
하지만 껄끄러운 본론을 말하는 것을 오래 지체하지도 않습니다.
"히어로 협회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하기로 했어요."
벨라 알론소:별로 안타까울 것까지는 없지만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오, 세상에."
협회장:"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적어도 세계의 관점에서는. 두 사람에게는... 아니겠지만요.
"퇴직금은 직원이 따로 연락을 해줄 거예요. 그간 고생 많았어요."
두 사람에게 악수를 권하듯, 오른손을 내밉니다.
마리포사:심드렁하게 손을 한번 잡았다가, 놓겠네요.
벨라 알론소:마리의 눈치를 살핍니다. 나에게는 아니겠지만, 마리에게는 돈이 큰 문제일 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나서 진심을 담아 악수를 합니다.
마리포사:벨라와 시선이 마주치면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돌립니다.
벨라한테는 별 문제가 안 될 것을 알기 때문에
벨라 알론소:"협회장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저는 이 퇴직이 오히려 영광스러운걸요."
벨라 알론소: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예의에 맞겠죠. 왜냐하면 부모님도 친척도 그런 식으로 말해왔으니까.
협회장:"저야말로요, 여러분이 있어서 저는..."
진심도 아닌 말을 좔좔 늘어놓는 자기 파트너를 보면서 눈썹을 날카롭게 세웠다가
"그럼, 연락 기다리죠."
앙칼지고 무심하게 대답하며 벨라의 팔을 잡아 질질 끌고 나옵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저녁에 뭘 먹을지를 생각하고 있다가... 자기가 말실수를 했나, 하면서 질질 끌려 나옵니다. 하지만 완벽했을 텐데.
GM:해고 통지를 받은 두 사람은 히어로 협회 건물을 나서서 평화롭고 햇살이 가득한 길거리를 걷습니다.
마리포사:말없이 벨라를 질질 끌고 나왔다가, 공원 길가에 보이는 벤치에 턱 앉겠네요.
"이제 뭐 하고 살 생각이야?"
벨라 알론소:"나~ 수습으로 하던 소방관인지 구조대원인지나 제대로 하려고. 아, 츄러스 먹을래? 저기 츄러스 트럭 있다."
앉지도 않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태평하게 푸드트럭을 가리킵니다.
흠......
나대기를 좋아하는 벨라한테 썩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은데
벨라 알론소:"왜? 나 완전 잘 할 수 있어."
"잘 안 죽잖아."
"그래도 괜찮아?"
벨라 알론소:자신도 이전과 같은 관심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꽤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지만 마리가 직설적으로 말해버리니까 괜히 반항 심리가 올라옵니다. 대답 안 하고 츄러스나 사오겠네요.
"이거나 먹어. 그리고 나 공중파 필요 없어."
"히어로는 뭐, 관심 받으려고 하나? 그게 옳은 일이니까 하지."
벨라가 내미는 츄러스를 바삭바삭 씹습니다.
벨라 알론소:자기도 옆에 대충 걸터 앉아서 먹다가 아이폰을 꺼내들어 셀카도 찍습니다.
마리포사:벨라가 아이폰을 꺼내들면 피하지 않고, 배경이 되어줍니다.
그야...
이렇게 그녀의 인스타 한 켠에 등장한 지도 한참 되었으니.
이제는 익숙해졌으니까요.
벨라 알론소:"캡션을 뭐라고 달지... 우리 잘렸어요?"
벨라 알론소:"아! 맞다. 잘렸는데 너 집 있어?"
마리포사:"그냥 아무말도 하지 ㅁㅏ........."
"아니 난 혹시 필요한가 해서."
마리포사:나왔다, 저 순박하고 무신경한 발언.
"모르겠네, 슬슬 렌트를 구해봐야겠지."
벨라 알론소:"그럼 내 집 중에 하나에 살래? 아직은 완전히 내 건 아니지만...."
GM:저 편에서 조그만 여자아이가 쭈뼛거리면서 이 쪽을 보고 있는 게 보이겠네요.
마리포사:"어디에 있는 건데? 또 별장 중 하나는 아니지?"
바로 손을 흔들어 줍니다.
"안녕! 뭘 찾고 있어?"
"아, 안녕하세요. 두 분.. 우라칸이랑 마리포사 맞죠?"
손에는 갈색 곰돌이 스티커를 쥐고, 목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걸고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마리 눈치를 봅니다. 그러고보니 진짜 이름을 모르고 살았네요.
"음, 맞아!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
모나 라일리:"사진.. 한 번 같이 찍어주시면 안 될까요?"
"저, 두 분처럼 멋진 히어로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자신은 소환계 능력자라 덧붙이며 종이 꽃을 소환해 손에 쥐고, 두 사람에게 내밉니다.
"나도 같이 찍어?"
바로 꽃을 받아들고는 마리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구른 이유잖아. 이런 작은 친구들이..."
"마리랑 같이 찍을래? 내가 찍어 줄까?"
마리포사의 반응을 보며 조금 쭈뼛거리다가, 부탁해도 될까요? 하는 눈빛으로 벨라의 손에 카메라를 들려줍니다.
마리포사:"....." 기어코 이쪽으로 다가오면 뚱한 표정을 지었다가, 모나가 내민 종이꽃을 벨라의 손에 들려주겠네요.
"들고 있어."
이쪽도 제발 부탁한다는 눈빛으로 마리를 봅니다. 그리곤 종이꽃 두 송이와 카메라를 들고 열 걸음 쯤 뒤로 갑니다.
마리포사:모나의 어깨에 손을 얹고, 벨라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면..
몇 년간의 인스타짬빠로 얻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벨라 알론소:"자, 그럼 찍을게. 하나, 둘 셋!"
마리가 예쁘게 웃으니 내가 다 뿌듯하네요. 대충 중앙에 피사체를 위치시키고 셔터를 한 번만 누릅니다.
카메라의 아래쪽으로 사진이 나옵니다.
성큼성큼 다가와선 벨라의 손에서 카메라를 뺏습니다.
모나 라일리:상기된 얼굴로 벨라의 옆에 서서는, 손을 꼭 잡겠네요.
벨라 알론소:그럼 카메라와 종이꽃을 넘겨주고 모나 옆에 찰싹 붙습니다.
"자, 어떤 포즈가 좋아? 들어 올려줄까?"
항상 팬서비스가 과한 편이긴 했죠.
마리포사:벨라가 모나를 번!쩍 들어올리면 하나-둘-셋. 하고 대충 말하고는 셔터를 찍습니다.
바로 내려주고는 사진들을 흔들어 봅니다. 어떻게 나왔으려나. 필터 없이도 괜찮게 찍혔을까?
GM:1-3 잘 찍혔다 4 아.... 마리한테 뭘 바라나요 4
벨라 알론소:"...카메라에 귀신이라도 들렸나? 내가 찍은 건...."
모나 라일리:하지만 실망한 기색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게 더 기쁘다는 듯 방긋 웃으면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잡고 있겠네요.
벨라 알론소:1-3 잘 찍혔다 4 어라...? 3
"뭐, 왜? 애는 좋다잖아?"
벨라 알론소:"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됐지."
"잃어버리지 마~ 마리가 티는 안 내도 이런 거 엄청 신경쓴다?"
모나 라일리:"맞아요, 마리포사는 무심한 듯 시크한 게 멋지다구요!"
"우라칸은-"
"바로 이런 점이 좋구요," 헤헤 웃으면서 벨라의 손을 꼭 잡습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손을 마주잡아줍니다. 역시 좀 더 공무원적인 일을 하면 이런 따뜻한 관심은 받을 수 없겠죠.
"아무튼, 소환 능력이라면 어느 분야에서든 히어로가 될 수 있으니까 잘 해보자고."
"마리도 빨리 응원 하나만 해봐."
마리포사:우리 방금 히어로 협회에서 잘렸는데?
"아, 음......"
"그래, 흔치 않은 능력이니까."
"힘내고."
벨라 알론소:역시 마리는... 갑작스러운 실직에 슬퍼하는구나... 잘 위로해줘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모나 라일리:"고맙습니다! 저, 꼭 힘낼게요! 언젠가는 언니들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요...!"
벨라 알론소:이 이야기까지 나오면 곤란한 표정으로 마리를 바라봅니다. 입 모양으로 이거 엠바고 걸린 거였어? 따위의 말을 합니다.
모나 라일리:즐겁다는 듯이 재잘거리다가, 멀리서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부르면 짐짓 아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그럼 전 가 볼게요!"
GM:어른들 사이에서 히어로 협회의 해체는 공공연한 기정사실이지만...
어른의 사정에 어두운 어린이도 많으니까요.
담배가 땡기는지 겉옷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데....
1 있다 2 없다 1
벨라 알론소:"글쎄. 그냥 다음 우상을 찾지 않을까?"
마리포사: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겠어요.
"협회에서 해주는 의료보험도 이제 끝인데 괜찮겠어?"
마리포사:"상관없어. 못 피우면 스트레스로 더 빨리 죽을걸?"
벨라 알론소:"그게 그렇게 되나. 그럼... 그래."
마리포사:바닥에 떨어지는 담배를 불만스럽게 보다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면서 일어납니다.
"슬슬 기숙사 방도 빼야겠지."
벨라 알론소:"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그냥 나랑 같이 살래? 일은 찾다 보면 구해 지겠지."
'편하게 매 순간 간섭당하기'와 '불편하지만 자유롭고 벨라 없는 인생 살기' 사이의 팽팽한 접전이겠네요.
바로 대답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고 대답해도 돼?"
"너도 그렇지만, 나도 방금 해고당했거든."
"당장은 뭘 할까. 식사를 할까... 아니면 해고 당한 다른 친구들과 고통이라도 나눌까?"
GM: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으면, 공원 앞에서 커다란 판넬을 들고 설문조사를 하고 있던 사람이 다가오겠네요.
설문조사원:"안녕하세요, 설문조사 한번 부탁드릴게요!"
마리포사:"아, 술이라면 얼마든지...이건 뭐야?"
벨라 알론소:대답을 하기 전에 판넬의 내용부터 확인합니다.
설문조사원:"읽어보시고 스티커 하나씩만 찍어주세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사하는 거예요."
'국가 히어로가 꼭 필요한가?'
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고, 아래쪽에는 각각 YES/NO라는 글자와 가운데에 줄이 그어진 사각형이 있습니다.
'모르겠다'에는 각양각색의 무지 동그라미 스티커가 붙어 있고....
마리를 힐끔 봅니다. 이 사람 진짜 우리를 못 알아보는 건가?
GM:'NO'에는 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스티커가 붙어 있겠네요.
대신, 'YES'에는 단 하나의, 갈색 곰돌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마리포사:이런 사람까지 하나하나 붙들고 성질을 낼 생각은 없습니다.
........퇴직금을 받기 전이니까요.
"어떻게 생각해?"
스티커 하나를 받아 들고 '모르겠다' 쪽에 붙입니다.
"뭐...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
마리포사:그러면 벨라의 스티커 위에 딱-겹쳐서 스티커를 붙입니다.
그러고는 갈색 곰돌이 스티커를 가리킵니다.
벨라 알론소:"이러면 한 표로 세게 되잖아. 다시 붙여."
곰돌이 스티커는 애써 못 본 체를 합니다.
마리포사:"이거, 아까 그 애 꺼인가본데.....알 바야?"
뒤늦게 두 사람을 알아본 것 같습니다.
벨라 알론소:"모르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설문조사를 하는 거잖아. 어..."
설문조사원:조금 아웅다웅하는 것을 보고도 입술을 합 물고 눈치껏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리겠네요.
이제 알았냐는 듯이 눈썹을 위로 올립니다.
설문조사원:"우웄......................."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GM:설문조사원이 벨라의 말에 잔뜩 기가 죽은 것도 같지만,
어쩐지 그 목소리가 흐리게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몰려오는 두통과 어지러움.
그 때, 마리포사 역시 같은 영향을 받고 있는지 인상을 찡그리면서 벨라의 팔을 잡아오겠네요.
공원 안쪽에서 먹먹하게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깜빡이는 순간, 눈 앞이 붉게 물듭니다.
GM:머리를 울리는 이명이 가시고, 다시 눈을 뜨면..
두 사람이 설문조사를 했던 그 거리입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거?
벨라 알론소:눈을 깜빡이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시간은 몇 시쯤 되는 것 같나요?
GM:거리에는 피가 튄 자국, 기물이 박살난 흔적, 말라 비틀어진 나무가 즐비합니다.
벨라 알론소:괜히 무서워 마리의 몸을 더듬기도 하고요. 옆에 있는 게 맞는지...
GM:글쎄요..... 하늘도 붉은 먹구름이 가득 껴 있어서, 몇 시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마찬가지로 벨라의 팔을 꽉 움켜쥐고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몰라... 이명이 들리고 어지러웠다는 것밖엔 모르겠어."
사뭇 긴장한 기색으로 벨라를 올려다봅니다.
벨라 알론소:"사고...인가? 아냐, 단순한 화재나 자연재해나 폭행 사건은 아니야."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합니다. 이런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의미하는 건...
"난 괜찮아."
GM:그 순간, 옆 블럭에서 잔뜩 지저분해진 어린아이가 튀어나옵니다.
GM:넘어질 듯 위태롭게 달리며 도움을 구하는 아이의 뒤로 보이는 것은..
마치 달팽이처럼 점액을 묻히면서 아이를 추격하는, 집채만한 덩치의 뱀입니다.
다만.. 그 점액이 묻은 곳은 천천히 형체가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벨라는 그 액체가 부식성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채겠네요.
겉옷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들면서 장전합니다.
벨라 알론소:"난 직접 싸우는 쪽은 아니니까."
바로 아이를 들어 올려 옆구리에 끼고 뱀의 경로에서 벗어납니다.
GM:이번 챕터의 판정은 아이를 구해낸다 입니다.
벨라 알론소:"그리고 조심해. 뭘 뱉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벨라 알론소: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뱀은 아이를 낚아챈 벨라를 추격합니다.
3년 간의 실전 경험 부재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그 사이에... 제 속에서 저도 모르게 무거워진 그의 존재감 때문에, 단 하나의 잘못될 가능성마저 배제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쪽이다, 멍청아!"
이렇게 쫓기는 느낌은 얼마 만인지! 조금 즐거운 얼굴로 뒤를 돌아봅니다.
마리포사:뱀의 머리 앞에서 총을 쏘면서 그것을 무리하게 도발해냅니다.
벨라 알론소:어라, 원래 저 정도까지 했었나. 저런 도발은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인 인간에게만 쓰는 전략이잖아.
GM:그 사이에 벨라와의 포메이션 no.95을 잊어버린 걸까요?
아슬아슬하게 벨라를 추격하던 뱀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그것에게 팔을 물린 다음에야 머리통에 총알을 박아넣었겠네요.
벨라 알론소:비록 그 중 76개만 실제로 빛을 봤었죠.
"마리!"
자기는 꽤나 안전한 곳까지 벗어났습니다. 아이는 대충 내려 놓고, 마리가 있는 쪽으로 바로 달려갑니다.
마리포사:망각은... '정장과 구두'로 합니다.
어그로를 끈 뒤, 뱀에게서 도망치느라 구두 한 쪽을 잃어버렸겠어요.
GM:프래그먼트는 「변이 : 독 → 팔이 중독되어 푸르게 변한다.」로 변이됩니다.
벨라 알론소:마리가 균형을 잃었든 아니든, 마리도 대충 들쳐 업고 상황에서 벗어납니다. 저런 뱀은 처음 보니까, 쓰러졌어도 거리를 두는 게 맞아요.
마리포사:큰 소리를 내면서 달려오는 벨라를 보며 입가에 손가락을 댑니다.
.....그러는 순간, 몸이 덜렁 들리겠어요.
"아, 야! 혼자 갈 수 있어!"
왜! 사람을! 사슴 들쳐메듯이..!!!
조금 버둥거리겠어요.
벨라 알론소:"아냐. 괜히 움직이다가 독이 퍼지거나 하면 어떡해."
갑자기 침착해져서는 자기가 나름대로 확보한 안전 구역에 마리를 대충 내려놓습니다.
아이의 상태도 살피겠네요.
GM:두 사람의 망설임없는 행동 덕분이었을까요,
아이는 조금 놀랐고, 가벼운 찰과상을 입긴 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 같네요.
벨라가 확보한 안전 구역은 어떤 곳일까요?
벨라 알론소:출입문 (아마도 유리)가 파괴된 3층 정도 되는 주상복합 건물의 1층 상가입니다. 위층에 뭐가 있는지는 몰라도, 일단 1층은 안전해 보입니다. 지붕도 있고, 창문도 크지 않아 나중에 문만 막으면 하룻밤 정도는 안전하게 보낼 수 있겠어요.
업종은 1 부동산 2 식당 3 카페 4 세탁소 5 학원 3
GM: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막으려던 문으로 밖을 내다보면, 주변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겠네요.
마리포사:다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소리를 듣고 있겠네요.
"벨라."
"내가 지금 잘못 듣고 있는 거야?"
벨라 알론소:일단 웃고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안심시킵니다만 이쪽도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히어로 이야기라면 나도 들었어."
GM:우리가 방금 해고당하긴 했지만...국가 히어로는 꽤 많은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저렇게, 마치 산삼이라도 본 듯이 기뻐하는 걸까요.
생존자 중 한 사람이 다가옵니다.
생존자:"이 구역은 괴수가 많이 나타나는 곳이에요,"
"저희 베이스캠프로 오실래요? 거긴... 그나마 안전해요."
벨라 알론소:"으음, 그 이전에 상황 설명부터 듣고 싶어요."
"이 구역에는 히어로 없어요? 국가 공인 뭐시기."
슬쩍 마리와 팔짱을 낍니다.
벨라의 말을 듣고는 무슨 잠꼬대 같은 말을 하세요? 같은 표정이 되지만...
진지한 물음이라는 것을 곧 깨닫습니다.
"알겠습니다, 말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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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
생존자:"이 도시는 오래 전에 괴수들한테 점령당했어요."
"무슨 말이야? 아까까지만 해도 지루할 정도로 평화로웠다고."
"올해가 몇 년인데?"
벨라 알론소:"맞아. 얼마나 평화롭던지 히어로는 필요없다고 하던걸."
마리가 너무 공격적으로 다가가지 않게 꽉 붙들고 있습니다.
생존자:두 사람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가, 최대한 놀라지 않게 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뗍니다.
"오늘은 2048년....7월 27일. 이예요."
벨라 알론소:"오래 전이라면... 몇 년 쯤 전?"
생존자:"괴수들이 처음 나타난 건 15년 전이었어요."
"그 때 각지에서 모인 히어로들이 괴수들을 저지하기 위해 싸웠었는데.."
잠시 입을 다뭅니다.
좋은 결말이 나진 않았겠죠. 그것은 주변의 모든 것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25년 전에 히어로 협회가 해체되었기 때문인지..."
벨라 알론소:"아무래도... 그런 구심점이 없으면 이런 일은 유지가 안 되잖아."
벨라 알론소:마리의 안색을 살핍니다. 이런 상황을 원했을까? 아마 아니겠지.
마리포사:턱에 손을 짚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벨라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렇지는 않겠죠. 아무리 마리포사라고 해도 아포칼립스 같은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는 게 어떨까요? 여기는 괴수들이 지나다니는 골목이라, 많이 위험해요."
조용히 떨고 있는 아이를 눈짓합니다.
벨라 알론소:"그래요.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이 지점에서는 마리의 의견을 묵살하고서라도 동참해야겠습니다.
마리포사:"..저 애는 업고 가는 게 좋겠어."
벨라 알론소:이 세상에 단 둘인 건 너무나 외롭고 끔찍하거든요.
"아하."
바로 몸을 낮춰 아이를 업으려고 합니다.
"다른 일행이나 두고 가는 짐은 없죠?"
벨라 알론소:"없어요. 둘 뿐이었어요. 잠깐... 구두는 어쨌어?"
마리포사:"잃어버렸어, 뛰다 보니 없어졌는데.."
"보다시피 팔이 이 모양이라."
"어디 여분이 있으면 좋겠네,"
푸르죽죽해진 손을 다른 손으로 들어올립니다.
벨라 알론소:"다친 게 나였다면 좋았을 텐데."
진심입니다. 마리가 괘씸하게 들을 걸 알고 있지만요.
"일단 가보자. 괜찮은 걸 주울 수 있다면 좋겠네."
먼 곳에서부터 괴수의 울부짖음이 들려오고, 간혹 그들의 덩치를 가늠하게 하는 땅울림이 느껴집니다.
벨라 알론소:"으, 어디에서 저런 것들이 나타난 거야..."
아이는 가벼워서 별로 지치지 않네요. 주변을 둘러보며 한탄하듯 말합니다. 여기에 쇼핑하러 몇 번 왔던 거 같은데...
GM:알고 있던 것, 좋아하던 것, 모든 것이 흉측하게 철골을 드러내거나 부서진 채 널부러져 있습니다.
드물게도 벨라가 투정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옆에 붙어서 물어옵니다.
벨라 알론소:"환자에게 맡길 정도는 아니야. 그냥... 이게 너무 이상해서. 이 상황이."
마리포사:"왜? 우리 같은 초능력자도 있는데 괴수라고 없을까?"
벨라 알론소:"...솔직히 말해서 그냥 받아들이기 싫어."
"이런 미래가 올 거라는 걸."
거기까지 말하고 아차 싶어 함께 움직이던 생존자를 힐끔 봅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을까요.
GM:그렇지는 않습니다. 세 사람을 안전하게 베이스캠프까지 인도하기 위해서, 지나가는 괴수들의 동태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겠네요.
마리포사:'싫다'고 말하면 정말 '싫은' 모든 것을 피할 수 있었던 벨라 다운 발언이네요.
...
이런 상황에서는 웃긴 말이지만,
벨라 알론소:"그래도 해야지. 우리를 필요로 하니까."
거의 스스로를 세뇌시키듯이 몇 번이고 말을 합니다.
마리포사:지금에서야 '공평해졌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면 벨라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맞아."
"돌아갈 방법이 있으면, 그것도 찾아봐야 하고."
작게 중얼거립니다.
생존자:"...고생하셨어요. 바로 여기에요."
벨라 알론소:"돌아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구나. 대단해. 그런 점이 좋아."
속삭이듯이 말하곤 곧바로 유쾌한 척을 합니다.
생존자:그렇게 말하면서 구석진 곳에 위치한 건물의 창고 문을 쿵쿵 두드립니다.
벨라 알론소:"어머, 고마워요. 안내하느라 고생했어요."
GM:곧 창고의 문이 열리고, 안쪽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중 한 명은 벨라가 업고 있는 아이의 가족인지, '메이!' 하고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달려와 아이를 얼싸안겠네요.
벨라 알론소:그럼 괜히 현역 히어로일 때가 생각나 머쓱하게 웃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요.
"...벨라 알론소예요."
"히어로 일을 했었고요."
GM:그나마 깔끔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벨라에게 악수를 청해 옵니다.
생존자 리더:"히어로는 씨가 마른 줄 알았더니.. 지금껏 어디 있었던 건가요?"
마리포사:팔짱을 낀 채 떨떠름하게 앞으로 나선 사람을 바라봅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악수를 하는데, 손에 일부러 힘을 꽤 줍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어요. 대충 여자의 비밀이라고 해둘게요."
생존자 리더:"여자의 비밀이라.. 후후, 알겠어요. 그 건은 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
GM:다른 생존자들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려 하자, 리더는 두 사람이 피곤해할 것을 핑계로 그들을 제지합니다.
그리고는 창고의 구석으로 데리고 가겠네요.
생존자 리더:"두 분, 바깥의 상황을 보셨겠죠."
벨라 알론소:남들이 좀 이상하게 볼지라도, 마리의 손목을 꽉 잡고 움직입니다.
"끔찍하던데요.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 대단할 정도로요."
".............맞습니다."
"사실, 여기는 답이 없어요. 음식도, 식수도 너무 빠르게 고갈되고 있죠."
"애초부터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이동을 권했는데, 도저히 못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매번 반대하더군요."
벨라 알론소:"...효율만 따지자면 다른 정착지로 이주하는 그룹을 만들어야겠네요."
최대한 온건하게 돌려 말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최소한 몇 명은 살아남을 수 있어요."
"경황이 없으실 텐데 죄송한 제안이지만...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벨라 알론소:"마리. 우리가 얼마나 쓸모 있을까."
마리포사:답지 않은 말을 하네 하고 말하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벨라를 바라보겠네요.
벨라 알론소:"몇 명만 살아남는다면, 우리가 무능하다는 뜻이고, 두 그룹이 전부 살아남는다면, 우리가 쓸만하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마리포사:뒤에 이어진 말이 아니었다면, 벨라가 이런 상황에서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생존자 리더:"잠, 깐만. 저 인원을 모두 데리고 가자는 건가요?"
안색이 파랗게 질립니다.
벨라 알론소:"내 말은. 공동체 구성원을 버리느니 차라리 약탈을 하라는 뜻이에요."
뻔뻔하게 자기 할 말만 합니다.
마리포사:"그래, 지도자 타이틀을 달고 멋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아까 오면서 마트를 봤어, 거기 다녀올 수 있으면 식료품을 조금 챙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때?"
"짐 나를 사람 몇 명 붙여주면 좋고요."
GM:그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종용하려다가, 도저히 두 사람을 설득할 수 없음을 금방 깨닫습니다.
대신, 같이 짐을 나를 건장한 청년 두명 정도를 데려와 두 사람과 동행시키겠네요.
창고를 나서서 마트에 도달하면, 아직 훼손되지 않은 생수통과 비스킷 따위를 발견할 수 있고....
누군가가 급박하게 출력한 듯한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살아있는 히어로가 있다면, 시청으로 와 주세요.
벨라 알론소:카트에 짐을 담다가 마리를 팔꿈치로 쿡 찌릅니다.
"뭔데?"
GM:마리포사는 벨라가 가리킨 포스터를 읽습니다.
GM:방금까지 '히어로를 기다린다'고 적혀있던 글귀는 온데간데 없고,
GM:하는 글자가 커다랗게, 포스터 한 장에 한 글자씩 박혀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유치해. 저런 거에 안 넘어갈 거라고...."
생수나 가득 담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소금과 설탕 봉투도 챙기고요.
마리포사:못 본척, 벨라가 생수를 담고 있으면 처음에는 그를 도와서 손을 움직이다가...
벨라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습니다.
"
"벨라,"
다른 사람들 들으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손을 내치지는 않습니다.
마리포사:"우리 둘이서만 쓰면 몇 달은 쓸 수 있는 양이야."
".........기억 안 나? 우리 아까 해고당했었잖아."
해고당한 것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닙니다. 돌아갈 집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돌아갈 곳은 없습니다.
마리포사:"도와주면 뭐 해, 우리 도움이 필요해질 때나 우는 소리 하고 상황이 나아지면 또 팽할걸."
벨라 알론소:어쩌면 마리의 판단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 그럼 당장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자."
"방어적으로 구는 건, 낌새가 보이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아."
벨라의 쇄골께를 손가락으로 쿡 찌릅니다.
벨라 알론소:"결국 우리 뜻대로 됐잖아. 이게 맞는 거야. 더 말하지 마. 고민하게 되니까."
딱 잘라 말하고는 물건이나 더 싣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는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숨기겠네요.
매대 아래쪽에 넣거나, 가치 없는 물건 사이에 던져 놓거나.
더 말하지 마???
저렇게 애매하게 굴다가 또 팽당한다니까, 답답하다는 듯 발을 쿵 구릅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대고 쉭 소리나 내고 맙니다.
GM:네 사람이 끌고 있는 카트가 어느정도 채워지고, 돌아갈 채비를 마쳤을 때입니다.
생존자:"그럼 이번엔 이 정도만 챙겨서 돌아갈까요."
GM:뿌듯하다는 듯 카트 안의 물건들을 보는 생존자의 등 뒤로...
벨라 알론소:"좋아요. 여차하면 들고 뛸 수 있어야 하니까."
"어.."
GM:커다란 도마뱀의 눈동자가, 유리벽 뒤에서 이 안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바로 다음 순간 날카로운 발톱이 유리를 부수고,
생존자 2명을 낚아채겠네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는지, 도마뱀은 입에 불꽃을 머금고 마트 안으로 들어오려 합니다.
벨라 알론소:순간 머릿속에서 계산을 합니다. 저 집단에 뭐가 더 도움이 될까? 온전한 자원? 아니면 부실한 자원과 두 명의 부상자?
GM:2챕터 판정입니다. 벨라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벨라 알론소:주변을 봅니다. 당연히 카메라는 없겠지요.
벨라 알론소:"어쩔래. 물건을 챙길래, 사람을 챙길래."
속으로 답은 정했지만 괜히 마리에게 묻습니다.
GM:이런 상황에 전기가 들어올 리가 만무하죠.
마리포사:"이제 와서 나한테 악역을 맡기는 거야?"
그 질문에는 퉁명스러운 답을 하지만,
"저 사람들에게 돌아갈 거잖아, 벨라."
"그러면 사람을 구해야지,"
제 의견과는 정반대의 것이지만...
벨라 알론소:"맞아. 그리고 계속 이길 확률을 계산할 거야."
마리포사:알고 있습니다. 자신은 벨라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벨라 알론소:"정 아니다 싶으면... 우리라도 살아야지."
벨라 알론소:사실 벨라 알론소는 좀 더 무리를 해도 괜찮습니다. 어지간한 부상은 쉽게 회복하거든요. 애초에, 벽이나 가판대를 통과해서 피하면 되니까 잘 다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마리는 다쳐요.
빈 카트를 하나 가져다가 일부러 넘어뜨리며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멍청한 파충류야. 여길 보라고."
마리포사:이것이 벨라와 자신이 싸우는 방식입니다.
벨라가 눈길을 끌면, 자신이 사각으로 돌아가 치명타를 먹이는 것.
몇 년간의 팀워크로 다져진, 암묵의 규칙과도 같은 전투 방식은 두 사람 사이에서는 드물게도 두 사람 모두의 입맛에 맞는 행동 방식이었겠네요.
재빨리 사각으로 숨어들어서, 도마뱀의 머리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벨라 알론소:이럴 순 없습니다. 여기에서 마리가 더 다친다면 내 파트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니까요. 이번에는 독을 뿜는 놈도 아니겠다, 와인 병을 하나 거꾸로 잡고는 도마뱀에게 던져 움직임을 방해합니다.
"눈깔 돌리지 말라고!"
마리포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GM:도마뱀은 마리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려다가, 머리에 와인병을 맞고 벨라를 노려보겠네요.
그러다.. 자신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납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그 틈에게 마리에게 손짓을 합니다. 스포츠계의 핸드사인 느낌이고요.
마리포사:궁지에 몰렸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습니다.
도마뱀을 보내주는 척 하다가, 놈이 본격적으로 퇴각하면 두 번 연달아 총을 쏘겠어요.
벨라 알론소:마리가 호쾌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니까 웃음이 나올 상황이 아닌데도 반사적으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좋아, 좋아. 할 수 있잖아."
GM:바깥에는 방금 도마뱀이 낚아챈 사람들이 바닥을 구르면서 신음하고 있겠네요.
다치긴 했지만, 중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카트를 제쳐두고, 벨라에게 손짓합니다.
"...태워서 가야겠지?"
그 아래에 음식이니 물이니 가득가득 채운다고 해도, 원래 가져가려던 분량에는 훨씬 못 미치겠지만요.
벨라 알론소:마리의 말에 고개만 까딱 하고는 사람들을 확인하러 갑니다. 이 정도 염좌/폐쇄성 골절/타박상은 근성으로 나으면 됩니다.
"그래야지."
아프다고 말하든 말든 대충 뼈를 맞추고 사람을 들어올려 카트에 싣습니다.
마리포사: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주워 카트 위에 올려놓습니다.
"....."
"벨라,"
마리포사:"내가 다쳐도 이렇게 데려갈 거야?"
벨라 알론소:평소라면 대충 그렇다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섬세함이 좀 더 필요할 것 같군요.
"이렇게 라는 게 카트에 넣고 데려갈 거냐는 뜻이야?"
"포기하지 않을 거냐는 말이었어."
"아! 아니야. 항상 그런 건 아니야. 네가 원하는 답은 아니겠지만..."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벨라 알론소:"회생 불가능하다 싶으면 그냥 내가 그 옆에 남는 게 나을 거야."
"바보야, '정답은 그럴 일 없게 만든다'야."
힘을 뺀 주먹으로 벨라의 팔을 툭 치고 앞으로 먼저 나아갑니다.
그 옆을 지나가면서 "나도 그럴 테니까..." 하는 말은 입 안으로만 중얼거려서, 거의 들리지 않았겠어요.
카트를 밀면서 앞으로 갑니다. 대충 실어둔 사람과 몇 마디 나누느라 마리의 말은 듣지 못합니다.
"세상에... 바디 워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래. 아니, 그게 자연스럽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