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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알론소:짧게 말하자면, 우리는 히어로 협회에서 잘렸고, 밖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 '히어로가 필요한' 세계로 이동했어. 년도랑 정황을 보면 우리가 있는 곳은 가까운 미래라고는 해. 아이를 구하고 생존자 캠프에 합류했고, 그 캠프를 위한 물자를 구하려고 나왔다가 또 습격을 받았지. 내 파트너 마리가 멋지게 해결했어. 좀 다친 것 같긴 하지만. 어째서인지, 좀 마음이 편안해졌어. 이제 캠프로 돌아가려고.
GM:그렇죠, 다친 사람들과 약간의 물자를 카트에 싣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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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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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갈등
이계심도 7
GM:두 사람이 카트를 밀어 캠프에 도착했을 때입니다.
생존자들은 두 사람이 가져온 물자보다는, 그 위에 얹혀져 있는 새로운 부상자를 보고 술렁이는 기색이네요.
그러던 중, 갑자기 생존자 리더가 두 명을 반기는 대신 목소리를 높입니다.
생존자 리더:"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두 분, 이 사람들을 미끼로 쓰기라도 했어요?"
벨라 알론소:이런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미안한 티를 내는 순간 갑의 위치를 점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익히 배워왔습니다. 뻔뻔하고 사무적인 표정으로 일관합니다.
마리포사:"뭐? 이게, 살려서 데려와도..!"
드릉드릉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벨라 알론소:"상처 모양 똑바로 봐요."
"우리가 미끼로 썼으면 딱 이렇게 도마뱀 발톱 자국만 남지 않았겠지. 우리랑 다툰 흔적이 있었을 거 아니야."
미끼로 쓰길 의도한 건 아니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되긴 했죠. 하지만 절대로 이 부분을 입 밖으로 내어선 안 됩니다. 괜히 마리 어깨 위에 손을 얹으며 제지하는 척을 합니다.
마리포사:"은혜를 모르는 건 지금이나 그 때나 매한가지야,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나오잖아?" 멜라의 제스쳐를 이해했으나, 여전히 만족할 만큼 패악질을 부리진 못해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생존자 리더:"이 사람들이 당신네랑 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인이랑 히어로가 싸우면 어떻게 되는지 뻔히 알면서. 뻔뻔하기는...!"
GM:벨라는 눈치챌 수 있습니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전형적인 선동 방식이라는 것을요.
벨라 알론소:그럼 아예 마리의 어깨를 붙잡고 자기 쪽으로 당겨 뒤에서 끌어안아버립니다. 그쪽이 뭘 해도 이 파트너십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는 일종의 선전포고죠.
"오, 그럼 어떻게 하길 원해요? 그냥 이 물자랑 부상자를 두고 적당히 꺼져줘? 아니면 또 다른 거 바라시는 게 있나?"
GM:벨라의 말에 일순 사람들이 술렁거립니다.
벨라 알론소:"우리, 서로 손해볼 짓은 하지 말아요."
생존자 리더:"....다른 곳으로 가 줬으면 좋겠군요. 우리는 우리끼리 살아남을 방법을 마련해 볼테니."
GM:'히어로'가 있음에도 속출한 부상자들 때문일까요,
'히어로'가 있으면 안전할 것이라는 그들의 기대가 산산이 깨져버려서,
명백히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말에도 어느 하나 나서서 두 사람을 변호하는 이가 없습니다.
그 순간,
벨라 알론소:아, 협회에 가입하면서 들은 히어로의 역사 수업인지 히어로학 개론인지에서 이 비슷한 이야기를 꽤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히어로의 구조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체계가 꽤 잘 잡혀 있어서 괜찮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누군가는 '그냥 죽게 뒀으면 조용히 넘어갈 일인데 괜히 살려서 일이 커진 게 아니냐' 같은 극단적인 주장을 했다는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러신가요."
GM:벨라는 창문을 막아둔 판자의 틈새로 무언가 진흙, 아니, 그림자 같은 것이 스멀스멀 들어오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직 생존자 무리의 누구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네요.
생존자 리더:카트에 눕혀진 부상자를 끌어냅니다. 괜찮아요, 하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행동에 나서자 하나둘씩 다가와 부상자를 수습하는 동료들의 행동에 씩 웃음을 짓겠네요.
벨라 알론소:그럼 바로 마리의 뒷머리를 붙잡고 판자 틈을 바라보도록 돌립니다.
마리포사:"가자, 이딴 사람들 도와줄 필ㅇ-윽, 왜?!!?"
벨라 알론소:"저기, 보이지."
"나도 도와주기 싫은데 그냥 가면 후회할 것 같아."
"시험 받는 것 같다고, 지금."
마리포사:"-아,"
눈을 깜빡입니다.
"싫으면 무시하면 되잖아. 난 도울 마음 없어, "
"아까 저 인간들 눈깔 봤어? 돌 던질 것 같던데."
".......벨라."
벨라 알론소:"난 돌 좀 맞아도 회복하는 거 알잖아."
마리포사:"히어로 협회는 이제 없어. 이제 시험이니 평가니 다 옛날 일이라니까."
벨라 알론소:"난 사람 죽는 꼴은 보기 싫어서 그래. 후회할 거라니까?"
"마리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괜찮아. 저것만 막고 금방 나갈 거니까."
GM:그 순간, 꾸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괴물이 창틀을 비틀고 건물 안으로 들어옵니다.
금이 가기 시작한 유리는 단 몇 초의 여유도 만들지 못하고, 불길한 소음에 뒤를 돌아본 몇 명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릅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더 말하지 않고 바로 뛰어듭니다.
마리포사:"하,"
벨라 알론소:옆에 있던 아무 나무 판자나 들고요.
마리포사:"너 정말 싫어, 벨라 알론소."
벨라 알론소:"알아, 이기적이지!"
마리포사:벨라가 뛰어들면 자신 역시 바닥에 굴러다니는 쇠파이프를 집어들고 그 뒤를 따르겠네요.
벨라 알론소:그리고는 목소리를 좀 높여서, 매뉴얼 그대로의 대피 명령을 내립니다. 안 들으면 지들 손해지, 뭐.
GM:과연 그 목소리와 행동은 그들에게 전해졌을까요,
판정해봅시다. 난이도는 7이에요!
벨라 알론소:This message has been hidden.
6
마리포사:3
벨라 알론소:"반복합니다. 현재 부정형의 황갈색 괴물이 본 건물의 유리창을 통해 침입하고 있습니다! 다들 어린이와 노약자를 우선으로 대피... 좀 하라고, 멍청이들아!"
그렇게 말하면서 꾸물거리며 기어다니는 괴물의 경로를 판자로 틀어막습니다.
그러는 중, 주머니에서 가문의 문장이 떨어집니다. 원래는 코스튬에 멋지게 수놓여진 것이었지만, 평화가 대충 찾아오고 제2의 삶을 모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잘리기 전인데도!) 코스튬에서 제거한 것이죠.
아는 사람들은 아는 문장일 겁니다. 아주 잡놈은 아니라는 증명이죠.
마리포사:"야, 그걸로 되겠어?" 판자를 든 벨라의 어깨를 툭 치고는 괴물을 향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살아있는 것인 이상 지지면 어떻게든 해결되겠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그 정도의 화력을 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대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너한테 막말하는 놈들은 딱 질색인데..." 이 공격으로 스스로가 어디까지 망가질지 몰랐기에, 무심코 본심의 일부를 입에 올리고 맙니다.
(변이는 속을 털어놓지 않는 습관..으로.)
그 순간, 번쩍 하는 섬광이, 다음으로는 훅 끼쳐오는 열기가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주겠네요.
벨라 알론소:잠깐, 이 정도로 가까이 간다면, 역시 그걸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겠죠.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걸 말려야 하나? 아까는 도와주기 싫다며, 왜 이런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도우려 하는 건데? 그러다 간신히 한 발짝을 내밀었다가...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립니다.
마리포사:마치 진흙을 형편없이 불에 구운 것처럼, 반쯤은 굽히고 반쯤은 굳은 괴물을 앞에 두고 마찬가지로 너덜너덜 화상을 입은 팔을 숨깁니다.
벨라 알론소:하지만 오랫동안 그렇게 있을 순 없겠죠. 배운대로라면, 일차적으로 괴물과 근접한 사람의 안전을 살필 것. 아직 열기가 남아 있지만 그 안으로 파고들어 마리를 들쳐업습니다.
마리포사:"아?!"
벨라 알론소:그리곤 이 캠프의 사람들을 살핍니다. 이 자리에 남아 있지 않길 바라면서요.
마리포사:번쩍 들려서는 조금 버둥거립니다.
"내, 내려줘! 걸을 수 있어!"
벨라 알론소:"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었어? 네 말마따나, 지금은 협회고 법이고 없어."
"네가 그렇게 다쳐도 치료받기 힘들단 뜻이야."
GM: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입니다. 지금 이런 괴물한테 목소리를 높였는가, 하는 공포와 안도가 혼재되어 혼란스러워하고 있겠네요.
하지만 벨라의 말처럼, 이미 괴물에게 발각된 은신처를 오래 사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몇몇은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고 있겠어요.
벨라 알론소:역사적으로, 히어로의 취급은 이랬다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취급을 받고도 사람을 구하고 싶어하는 이들만이 영웅의 칭호를 받았다고.
나는 그런 사람인가?
GM:사실..
그렇다면 '히어로'는 벨라가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일단은 마리가 먼저입니다. 대충 봤을 때 경상을 입은 사람은 있어도 중상자는 없었으니, 알아서 하겠죠.
바닥이 평평한 곳에 마리를 일단 내려둡니다.
마리포사:비틀거리면서도 금방 균형을 잡습니다. 하지만 단 일격에 끝내버리기 위해서 다소 무리를 한 모양인지, 계속해서 싸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이네요.
벨라 알론소:"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 안 안전해요. 우리한테 더 뭐라고 하지나 마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툭 말하며 비키게 합니다.
"왜 그랬어?"
마리포사:"뭐?"
"네가 막고 싶다며?"
"이제 와서 그런 걸 묻는 거야?"
쯧, 혀를 차면서 시선을 피합니다.
그냥 나 혼자 도망갈 걸 그랬어. 하는 궁시렁거림도 들려오겠네요.
벨라 알론소:"너라면 더 안전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를 거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렇게 행동했어야 했어. 네가 다치면 내 움직임에도 제약이 생기거든? 그것도 꽤 많이."
마리포사:"......지금 훈계하는 거야? 도와줘도 뭐라고 하네?"
벨라 알론소:"그렇게 들렸다면 미안. 내가 널 많이 신경쓴다는 뜻이야."
"부축해 줘? 다른 안전지대를 찾아야 할 거 같은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미 자기 몸을 약간 굽히고, 마리의 팔을 잡아 자기 어깨 뒤로 넘겼습니다.
GM:그 때, 익숙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생존자들이 내는 소음 사이로, 훈련 받은 사람 특유의 절제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오네요.
"이 쪽입니다, 지금 의료팀이 오고 있으니..."
벨라 알론소:바로 소리를 죽이고 슬쩍 마리를 엄폐물 뒤로 끌고 갑니다.
마리포사:"됐어, 아...!"
벨라의 팔을 피하려다 통증에 팍 인상을 쓰면서 끌려가겠네요.
벨라 알론소:"뭐야? 갑자기 의료팀?"
밖을 힐끔거리며 속삭입니다.
GM:엄폐물 뒤에서 바깥을 내다보면, 복장은 제각각이지만 팔뚝에 찬 검은색 완장으로 자신의 소속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온 것이 보입니다.
그 중 한 명이 두 사람을 발견하고 다가오겠네요.
자경단원:"팔이.... 괜찮습니까? 저희는 히어로 자경단입니다."
벨라 알론소:"네. 방금 저쪽에서 괴물이 들어와서..."
맞서 싸우다가 다쳤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누군줄 알고 우리 정보를 푸나요.
마리포사:왜 갑자기 사슴눈깔을 하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늦지 않게 벨라의 의도를 눈치챕니다.
"어떻게 할 거야,"
벨라 알론소:"믿을 수 있어?"
짧게 이야기하곤 자경단원을 봅니다. 자기도 마리도 외모는 쓸만 하니까 그런 것에 휘둘리는 사람들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자경단원:조금 혼란스러운 기색이네요. 마리포사의 팔이 완전히 그을린 건 능력 과부하의 징후인 것 같은데 벨라의 태도와 말은 일반 시민 같으니까요.
마리포사:사실, 우리는..
방금 막 통수를 맞은 셈이죠.
그러고 또 새로운 사람을 믿으라니, 다소 무리한 주문이라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습니다.
"모르겠어."
벨라 알론소:"...치료 받고 싶어?"
아마도 그렇겠지만, 괜히 한 번 물어봅니다.
마리포사:벨라의 질문에는 잠깐 답을 망설입니다. 물론, 치료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저 사람을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실, 그런 물음에는...
'괜찮아. 두면 나아,' 라는.. 오만함이 곧바로 센 척을 하겠지만...
오늘 이미 벨라에게 조금은 솔직해지기로 하지 않았나요.
"...그것도 모르겠어."
벨라 알론소:그럼 그것을 동의의 뜻으로 이해합니다. 바로 자경단원을 돌아보고, 자신이 마리의 보호자라도 되는 것처럼 마리 대신 이야기를 꺼냅니다.
마리포사:"네가 내키는 대로 할래."
벨라 알론소:"다쳤어요. 의료팀이라고 하셨죠."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보시다시피 폭발에 의한 화상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독에 중독된 상흔도 있어요."
꽤 전문적인 톤으로 마리의 상태를 브리핑합니다. 그야... 능력과 포지션 때문에 벨라는 거의 항상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고, 마리는 다쳐서 돌아왔으니 익숙한 일이거든요.
자경단원:벨라의 브리핑에 적어도 이 두 사람이 평범한 일반인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하지만, 먼저 신분을 밝히지 않는 두 사람의 반응을 일부러 끌어낼 정도로 경솔한 사람도 아니었겠네요.
치지직, 가슴에 달린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리면 잠시 그에 대답하다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네, 의료팀도 막 도착했다고 하네요. 금방 불러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출구 쪽으로 달려나가겠어요.
벨라 알론소:주변에 기존 캠프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있다면 따져 묻기라도 하려고요.
마리포사:"....뽀록났을걸?"
GM:물론, 아직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의심 받을 정도는 아니지?"
마리포사:"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계속 숨기고 있을 거야?"
벨라의 어깨에 머리를 대고 편히 기대옵니다.
벨라 알론소:"물으면 말하고, 안 물으면 말 안 하고."
그럼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도 않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춥니다.
GM:멀리서 응급 상자를 든 사람이 자경단원과 함께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마리포사:"아깐 너무 매뉴얼대로의 브리핑이었어."
벨라 알론소:그리곤 캠프 사람들에게 '왜 자경단에 대한 이야기를 안 했냐'고 괜히 시비를 털어보려다 맙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황의 심각성을 몰라줄걸."
그리곤 상처를 확인하기 편하게 한답시고 마리를 아예 눕힙니다. 반항하든 말든 소매도 걷어버리고요.
GM:마리는 조금 버둥거리지만, 말 안 통하는 짐승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눕혀집니다. 소매를 걷어낼 때는 이미 저항도 하지 않고 있을 테고요.
벨라 알론소:"나한테 치유 능력이 없어서 유감이야."
마리포사:"안 어울리지 않아?"
벨라 알론소:다친 상처를 보며 혀를 쯧쯧 찹니다. 상처가 오래 방치되면 얼마나 아프려나?
"어울리지 않아?"
마리포사:"너는 지금 능력이 제일 잘 어울려."
"어그로 끌고, 버티고."
벨라 알론소:"마리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내가 더 끌었어야 했는데, 사람이 아닌 놈들한테는 안 통하나 봐."
마리포사:"자책하지 마, 안 어울리니까."
"그리고 이런 게 어디 한두번이야?"
흥, 고개를 돌립니다.
벨라 알론소:"그래도. 그때는 치료를 받고 우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잖아."
"아니야, 희망을 가지자."
그리곤 의료팀이라고 불린 사람들에게 또 다시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처치를 하는지 직접 감시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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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4. 멸망에 가까운 날
이계심도 8
GM:벨라의 설명을 들은 의료팀은 걱정과는 달리 빠릿빠릿하게 응급처치를 수행합니다.
의료팀:"방치했으면 팔이 괴사했을 거예요. 지금은...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
벨라 알론소:"감사합니다... 혹시 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 근방에서 자경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마리는 이런 표정을 '사슴눈깔'이라고 부르곤 했죠.
의료팀:"저희는 자경단입니다. 히어로 협회는 진작 없어졌지만, 이런 상황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니까요."
자경단원:"일반인은 아니신 듯 한데.."
조금 뜸을 들이다 말을 꺼냅니다.
벨라 알론소:"히어로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자경단원:"능력이 막 발현된 건가요?"
벨라 알론소:"아, 보시다시피."
창문 쪽을 가리킵니다.
"폭발이 꽤 컸거든요."
능력에 대해 정확히 언급은 하지 않고, 에둘러 상황을 전합니다. 우리가 과거의 사람이라는 걸 알면 일이 복잡해질걸.
마리포사: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는 벨라를 가만 바라봅니다.
벨라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우리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 합류를 요청받을 게 뻔하니까 쭉 거짓말을 하는 걸까....
만약 합류하지 않고 헤어진다면,
그럼 이런 세계를 둘이서 살아가게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벨라의 옷깃을 당깁니다. 아직 대화중임에도 불구하고 벨라와 시선을 맞추겠네요.
벨라 알론소:이 상황을 가장 유리하게 풀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요. 직접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필요한 정보만 흘려서 그들이 멋대로 오해하게 만드는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이게 옳습니다.
자경단원:"......그럼 일반인이신 거군요, 그 정도로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벨라 알론소:"일반인이라고 하기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마리와 눈을 마주칩니다.
"왜, 마리? 뭔가 필요해?"
자경단원: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마리포사:벨라의 눈치라면 이미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전부 눈치채고도 남았을 행동과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천진난만한 질문이 돌아온다는 것은...
아직이라는 뜻이겠죠.
자경단원:그러면 품에서 포스터를 한 장 꺼내 벨라의 손에 넘겨줍니다.
마트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것이겠네요. 물론 변하기 전의 버전으로.
벨라 알론소:그럼 입만 웃고는 자경단원과의 대화를 이어갑니다.
"폭발을 일으킨 건 이 친구가 맞아요."
"그걸 히어로라고 하나요?"
자경단원:"예?"
벨라 알론소:지금까지 거짓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꼼꼼히 읽는 척을 합니다.
자경단원:"맞아요. 초능력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필요해요. 보시다시피, 거리가 괴물로 넘쳐나니까."
"저 정도라면 실전에도 충분히..." 그렇게 말하면서 벨라의 눈치를 봅니다.
벨라 알론소:그럼 괜히 마리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곱게 넘겨줍니다.
"그렇죠... 저도 꽤 놀랐으니까요. 마리, 어떻게 생각해?"
"합류하고 싶어? 협회 같은 곳이래. 역사 속의."
마리포사:귀 옆을 스치는 손길에 소름이 오소소 돋습니다.
뭘 하고 싶은 거야, 벨라 알론소.
"....... ..........."
벨라의 뜻에 자신의 거취를 맡기려던 안일한 생각은 금방 튕겨져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맙니다.
"글쎄, 어떻게 할까나... 보시다시피 팔이 이 모양이라, 도움이 될지는."
"장담 못 하겠는데,"
벨라 알론소:"어떤 선택을 하든 우린 살아남을 수는 있어. 안정적으로, 비교적 예전처럼 사느냐, 아니면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느냐의 문제야."
마리의 귀에 대고 거의 랩하듯이, 빠르게 속삭입니다.
"저도, 능력이라고 해도 되는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회복이 빠르거든요. 이동 경로도 잘 보고. 우리가 충분히 도움이 될까요?"
마리포사:"......"
마른침을 꼴깍 삼킵니다.
결국, 자신의 선택이군요.
몇 초 지나기도 전에 대답 대신 벨라와 손을 마주 잡고 손가락을 얽어옵니다.
그것은 자경단원에게 건네진 긍정적인 질문과, 그에 이어질 결과에 따르겠다는 뜻이겠네요.
자경단원:"...! 물론이죠, 단장님을 만나게 해 드릴게요. 따라오시겠어요?"
벨라 알론소: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마리의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 웃습니다. 자경단원의 말에는 고개를 한 번 끄덕하고 마리를 굳이 부축합니다.
둘이 세트라는 인상을 남겨서 당장은 나쁠 건 없죠.
"생각보다 규모가 있나 봐요."
자경단원:"네, 히어로 협회 이후로는 제일 큰 단체일 겁니다."
마리포사:자신의 뺨에 닿아오는 보드라운 감촉에 벨라를 잠시 바라봅니다. 그 얼굴에 깃든 표정에는 안도와 기대가 옅게 드러나겠어요.
그리고 굳이 '세트'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행동도 마리에게는 꽤 만족스러웠던 모양입니다.
GM:자경단원은 두 사람을 이끌고 캠프 바깥으로 나갑니다.
벨라 알론소:남아 있는 기존 캠프 인원들을 협박이라도 하듯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게요."
GM:밖에는 경광등을 끈 구급차와 대형 밴이 대여섯 대 정도 어지럽게 세워져 있고, 자경단원들은 그런 생존자들을 수습하는 광경이 펼쳐지겠네요.
자경단원들은 모두 친절하게 행동하고 있지만, 다들 부상이 많은지 팔다리에 붕대를 감은 것은 부상으로 쳐주지도 않을 정도겠어요.
자경단원:"단장님은 어디에 계시죠? 소개시켜 드릴 분이 있는데요."
벨라 알론소:사지가 멀쩡한 스스로를 조금 부끄럽게 여겨야 하나 싶다가 항상 그랬으므로 괜한 걱정은 하지 않기로 합니다. 지금은 마리를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GM:그가 '단장'을 찾는 이 때, 늦은 오후의 하늘이 점차 비정상적으로 붉게 물들어갑니다.
"뭐야, 벌써야?"
"점점 자주 나타나는 것 같은데?"
GM:술렁거리는 자경단원들은 더 지체할 시간도 없다는 듯이, 한 쪽으로 달려나갑니다.
자경단원:"도와주신다고 했죠? 따라와주시겠습니까?"
GM:그들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면,
하늘에 검은 선이 그어지고, 그 선이 벌어지며 무언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주했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들이겠죠.
"방어계 앞으로!
"서포터들은 뒤로 빠져!"
벨라 알론소:"마리, 더 움직일 수 있겠어? 어려워?"
"뒤에는 민간인들이 있다, 무조건 지켜야 해!"
마리포사:"가야지,"
벨라 알론소:잠시 자기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보통은 대피 위주였는데.
여기선 남들 대신 맞아줄 필요가 있겠군요. 마리를 두고 앞으로 나가며 대충 인사를 나눕니다.
마리포사:벨라가 나서는데 자신이 안 나설 수는 없으니까요.
"죽지 마, 벨라."
"죽으면 가만 안 둘 거야!"
등 뒤에서 빽 소리를 칩니다.
벨라 알론소:"마리, 나보다는 네가 죽을 확률이 높아. 몸 조심해."
이쪽이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 없겠나요. 지금은 그래서는 안 될 때일 뿐입니다.
마리포사:"나 참,"
방어전선의 제일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제일 먼저 죽는 건 명백한 사실인데도.
'몸 조심해' 라는 말 한 마디에 가슴이 울컥거리는 것은.......
누가 죽건 말건 알 바 아니었던 마리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운 몸의 반응이었겠네요.
벨라 알론소:머리가 날아가거나 집중포화를 받지 않는 이상, 능력 때문인지 덕분인지 살아 남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딱히 겁도 안 납니다.
GM:멀리서 새까만 괴물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어..' 하는, 때이른 체념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는 '그래도 막아내야 해' 라는, 꺼져가는 불씨를 지키는 사람의 각오가 들려옵니다.
그럼, 방어선을 지켜볼까요. 판정입니다!
벨라 알론소:"신기하지 않아요? 다른 차원의 것 같은데 이 지구의 존재들과 꽤 많이 닮은 개체들이 많은게. 울음소리도 저주파인데... 이런 식으로 진화한 게 흥미롭네요."
옆 사람에게 이런 소리나 하고 있습니다. 전투에 대해서는 진심이지만요.
3
마리포사:1
벨라 알론소: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포화 속으로 달려나갑니다. 마리와 비슷한데, 좀 더 스스로의 몸을 아끼지 않는 타입의 능력자인가 보네요. 강한 빛에 노출되면, 눈 앞에 작은 고리들이 떠다니는듯한 착각이 듭니다. 아니, 착각이 아닙니다, 눈이 망가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도 뭐, 이미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다른 수는 없습니다. 흐린 시선으로나마 다른 사람들의 능력을 파악합니다. 저 사람은 방어막을 펼치고, 저쪽은 그물 같은 걸 내뱉어서 괴물을 저지하는구나. 아, 저기 뭔가 다가가네. 그리고 그의 뒤에서 달려들던 거대한 사마귀 같은 괴물과 그의 사이에 끼어듭니다. 소지품은 모두 떨어집니다. 어깨에 끔찍한 격통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뇌를 직접 긁는듯한 가려움이, 꽤 길게 느껴집니다. 어깨의 연골에서부터 뼈가 종유석마냥 자라나고, 그 위에 뜨개질을 하듯이 벌건 근육이 돋아나는 느낌. 그리고 남들의 경악하는 시선. 익숙합니다.
다행히도, 저 괴물들은 집단행동을 익히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것은 벨라가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심폐지구력이 충분하다면, 몇 명이고 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안 죽으니까요.
끈질기게 버티고 뒤를 돌아봅니다.
"나는 이제 이 자경단의 일원이 된 거겠지. 또 전방에 설 거야. 마리는 아마 아닐 거고."
그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라면!
마리포사:전방에서 벨라가 괴물들과 싸우는 것을 보고 슴을 들이마십니다. 너덜너덜해진 팔로 총을 받쳐들고, 중간중간 벨라가 맞서지 못한 괴물을 요격하면서. 그의 피부 위로 돋아나는 뼈와 근육을 눈으로 보고 있겠네요.
경악할 틈은 없습니다. 동요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맞춰야 하니까,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겠어요. 그도 그럴 게, 벨라는 우수한 히어로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모습이 망가지지 않는 쪽으로 전투를 하곤 했으니까.
그렇기에 지금의 행동이 시사하는 것은,
자신이 이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벨라와도 함께하지 못할 것이라는, 누구도 말로 꺼내지 않았지만 번개처럼 뇌리에 박히는 확신입니다.
GM:히어로 협회가 사라진 뒤, 히어로의 명맥이 끊긴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벨라의 주변에서 방어선을 지키던 자경단원은 대부분 큰 상처를 입거나, 쓰러졌으니까요.
벨라 알론소:상황이 일단락되고 나서 부상자들의 눈치를 살핍니다. 그야 벨라의 몸은 항상 지나칠 정도로 멀쩡하니까요.
"더 나오는 거 없죠?"
GM:벨라의 질문에, 옆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자경단원이 대답합니다.
자경단원:"네, 일단락된 것 같네요...."
"어떻게 그렇게 멀쩡한 거죠?"
벨라 알론소:"회복이 좀 빠른 편이라서요."
전선의 뒤쪽을 확인합니다. 앞쪽에는,,,, 잘려나간 자기 팔 몇 개가 새까맣게 타 있어서 보기 싫으니까요.
"마리!"
마리포사:"너, 몸 좀 사리라고 했지."
총을 거두면서 다가오겠네요.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자신이 이렇게 무사할 수 있는 것은 벨라의 덕ㅂㄴ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에서 막아내지 못했다면 결코 무사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벨라 알론소:어차피 자기를 쏘지 못할 걸 아니까 냅다 달려가 끌어 안습니다. 괜히 더 가까운 척을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쓸모 있어 보인다면 내치지 못하겠죠.
"봐봐. 손 끝까지 다 회복됐어. 음, 여기로 오기 전에 네일 한 것도 날아갔네. 그건 아쉽다."
마리포사:잠자코 품에 와락..... 안깁니다.
벨라의 옷에는 피와 화약 냄새가 그대로 남아있는데도요.
이건 아마 벨라 본인의 피겠죠.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야? 팔자 좋네, 벨라."
팔에 머리를 가볍게 부비면서도 가시돋친 말을 자제하지는 못합니다.
벨라 알론소:"아, 이렇게 능력을 많이 써본 적이 없어서 좀 어지러워."
낑낑거리면서 마리를 안은 팔에 힘을 줍니다. 내가 싸우는 모습을 봤다면 이 정도로 뭐라고 하진 않겠지.
"그래도 잘 끝났잖아~"
GM:그 때, 등 뒤에서 기억에 있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라칸, 마리포사..?!"
GM:뒤를 돌아보면, 이 곳에 오기 직전에 만났던-그 때는 어린애였던- 모나가 장성한 성인의 모습으로, 조금 너덜해져서는 달려오겠네요.
모나 라일리:코피를 흘린 모양인지 코 밑은 피범벅입니다. 하지만 아랑곳않고 서로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달려와 두 사람을 와락! 끌어안겠네요.
"잘못 본 거 아니죠? 보고 싶었어요!!"
벨라 알론소:"모나? 저번... 옛날에 사진을 찍어 준?"
당황스럽지만 일단은 팔을 빼서 같이 끌어안아 줍니다. 묻고 싶은 게 산더미예요.
"여긴 어떻게...."
모나 라일리:"저, 히어로 협회에는 못 들었지만 '히어로'가 되었어요."
"자경단을 이끌고, 사람들을 구하는 그런 히어로요."
상기된 얼굴로 재잘재잘 이야기하면서 눈을 반짝입니다.
"두 분을..."
벨라 알론소:"멋진걸. 어때, 네가 원하는 그런 모습이야?"
화를 내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모로 조금 씁쓸합니다. 그리고 모나가 어떤 질문을 할지 겁도 나서 괜히 눈을 피합니다.
모나 라일리:벨라의 질문에는 씁쓸하게 웃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어요, 보시다시피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요."
"그래서..."
벨라 알론소:뜸을 들이자 괜히 침을 꿀꺽 삼킵니다. 최악의 답변만은 아니길 바라면서...
모나 라일리:"후회도 많이 했어요, 왜 이런 길을 걸으려고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두 분을 떠올리면서 버텼어요."
"어때요? 저, 조금은 히어로같은가요?"
벨라 알론소:현역일 때 종종 이런 말을 듣곤 했습니다. 신입 히어로들이 종종 이런 말을 했죠. 그럴 때는 대체로 듣기 좋은 말을 해줬는데,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옳은가?
마리포사:차마 손을 쳐내지도 못 하고, 모나의 질문을 건성건성 넘기지도 못합니다.
벨라 알론소:"이 상황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나는 최대한 돕고 싶은걸."
마리포사:굳이 이런 상황에서까지 '히어로'를 자처하는 것이....
솔직히 마리포사로서는 공감하기 어렵겠어요.
우리는 잠깐 있었는데도 그런 대우를 받았으니까.
벨라 알론소:"그래도 본질을 잊지 않았으면 해. 사람을 구하기 위한 거지, 주목받고 추앙받으려고 이 일을 하는 건 아니잖아."
마리포사:"장하네, 열 밤 자고 나면 까먹을 줄 알았거든."
벨라 알론소:본심에도 없는 말을 합니다. 자신이 저 말을 들었으면 그 말을 한 사람과 거하게 드잡이를 했겠지만...
지금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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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 라일리:This message has been hid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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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의 말은 의외였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을 가만 바라봅니다.
"...네! 명심할게요,"
"그리고..... 염치없지만,"
"고백하고 싶은 게 있어요."
모나 라일리:어깨를 감싸안은 손을 풀면서 쭈뼛거립니다.
벨라 알론소:프래그먼트 [주변 사람의 식사를 챙기는 버릇]을 망각하고 변이[누군가가 자신의 뒤통수를 칠 지 모른다는 강박]을 가져갈게요. 프래그먼트 효과를 한 번 더 사용하겠습니다.
GM:확인. 반영해주세요.
벨라 알론소:"...고백하기 좋은 타이밍 아닌 건 알지? 일단 말해봐."
자세를 바로 하고, 마리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줍니다.
모나 라일리:"두 분을 오늘로 불러낸 건 저예요."
"사실, 아까 같은 습격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거든요.."
벨라 알론소:"오늘, 이라면."
모나 라일리:"우리 전력도 점점 줄어만 가고 있고, 두 분이라면 원흉을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벨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때로부터 25년 뒤인, 오늘로.
마리포사:"...뭐?"
"너였다고?"
벨라 알론소:"조금 의욕이 떨어지는데."
"원흉이 뭔지 파악은 됐어?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이제 모나는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신체 연령은 자기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을 거예요.
모나 라일리:"네, 저 쪽을 보시면 - "
아까 줄이 그어졌던 하늘을 가리킵니다.
벨라 알론소:눈을 가늘게 뜨고 봅니다. 잘 안 보이네요. 모든 것이 흐리기만 합니다.
모나 라일리:그 쪽을 보면, 정장을 빼입은 누군가가 하늘을 유영하면서 이 쪽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 빌런이에요.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나서 '문'을 열고, 괴수들이 넘어오도록 하고 있어요."
벨라 알론소:"하나 확실히 하자면, 네가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자경단을 도와달라고만 했으면 나는 조금의 의심도 불만도 없이 몸을 던졌어."
"왜... 왜 그런 짓을 할까."
"뭐, 뻔하지. 자기가 쓸모 없는 상황을 못 견딘 전직 히어로겠지. 안 그래, 마리?"
사실, 마리가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무슨 옷을 입었는지는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흐릿하고 검은 사람 크기의 형체로만 보여요.
마리포사:"그렇겠지, 맞다면 너무 뻔해서 눈물도 안 나올 신파야."
벨라의 염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 쪽을 한번 눈짓했다가 모나를 바라봅니다.
"저 사람을 무력화시켜달라는 거지, 이 쪽 인력으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고."
모나 라일리:"....."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되나, 고민하듯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결단을 내린 듯 입을 엽니다.
"사실, 곧 제 힘이 다하면 두 분을 원래 시간대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어요."
"도와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해요. 애초부터 무리한 부탁이었으니까.."
벨라 알론소:"...좋아. 마리, 우리 저 녀석 얼굴이나 확인할까?"
마리포사:"안 도와줄 것처럼 굴었으면서."
벨라 알론소:"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이라면, 신상 정도만 확인하고 우리 시간대로 돌아가서 미리 그 사람을 관찰하는 거야."
"리스크가 가장 적지. 하지만 일단 접촉은 해야 해."
딱 거기까지입니다. 모나의 의도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과 마리가 만약에 이 세계에서 죽어버린다면? 원래 시간대로 돌려보내질 수 없지 않나?
그리고, 모나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는 확신도 없습니다.
마리포사:원래..
얘가 이렇게 의심이 많았나?
다소 무리한 임무라도 '네 알겠습니다 >< ~' 하고 투입되어서 보란듯이 해결하고 오지 않았나,
하지만 그 의문은 곧 옅은 연민으로 바뀝니다.
'그' 벨라도 상당히 몰린 모양이죠.
벨라의 손을 잡아옵니다.
마리포사:"내키진 않지만-... 돕겠다는 뜻이야. 그렇지?"
벨라 알론소:"응. 그러자."
다소 사무적인 톤으로 말하곤 모나를 봅니다.
"갔다 오도록 할게. 다른 자경단원들도 많이 지쳤을 텐데, 우리 상황이 상황이라 좀 무리해서라도 엄호를 해줬으면 해."
그녀가 밉지는 않습니다. 자신도 그렇게 행동할 기회가 있었다면 같은 행동을 했을 테니까요. 그렇게 때문에 그녀를 믿을 수 없는 겁니다.
모나 라일리:물론, 모나 역시 벨라를 이해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머물렀어야 할 사람들에게 자신이 생떼를 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벨라의 이런 태도가, 모나에게는 위안이 되었겠네요.
"네, 전력으로 지원할게요."
"그럼...."
"그 빌런은, 어떻게 할 건가요?"
벨라 알론소:"포획하고 두들겨 패서 신상정보를 뜯어내기."
마리포사:"과거로 돌아가서 정신교육 시키기."
벨라 알론소:"내가 어떻게든 붙잡고, 마리가 쏘면, 내 몸의 일부가 좀 뚫리긴 하겠지만, 포획이랑 고문이 동시에 될 거거든."
한쪽 눈을 감고 높이를 가늠해 봅니다. 저기까지 올라갈만한 능력의 소유자가 누가 있으려나.
GM:세 사람의 회의는 짧게 끝납니다.
어지간히 경험이 있는 히어로들이니, '무엇을'과 '어떻게', '누가' 만 해결하면 그 다음은 현장에서 일사천리로 해결해버리죠.
-
모나 라일리:"저희 단원 중에 부유능력자가 있어요, 저 위까지는 닿을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싸우는지는... 두 분에게 맡길게요."
"대신, 떠 있는 동안에는 손을 잡고 있어야 해요. 두 명을 따로 띄우는 건 너무 위험해요."
마리포사:"괜찮겠어? 나야 상관없지만.."
새삼스럽게, 벨라의 손을 잡아오겠네요.
벨라 알론소:"응, 어떤 의미인지 알겠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마리의 손을 잡습니다. 화상에 독에... 자신의 미흡함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네요.
GM: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처음에는 천천히, 익숙해졌다 싶으면 점점 속도를 높여 몸이 떠오릅니다.
이윽고 땅 위에 있는 사람들이 장난감처럼 보이는 정도의 높이에 닿으면, 상승을 멈추겠네요.
발을 움직여 보면, 마치 지면 위를 딛듯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이 높이까지 올라오면 조금 숨을 쉬기 어렵습니다. 마리와 손을 잡고 제자리 걸음을 했다가, 몸을 굽혔다 하면서 신체의 감각을 재조정합니다.
"포획이라면 포지션 3번이지."
마리포사:"네가 머리나 어깨를 가격하고, 네가 허리를 잡아서 무너뜨리는 거 말이지."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놈의 '포지션'이 대체 몇개였는지......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불어나고 있는중일지도요.
GM:한껏 가까워진 '빌런'은 공중에 나타난 절단면을 쓰다듬다가, 두 사람의 비상에 이 쪽으로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겠네요.
벨라 알론소:바로 맞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빌런을 바라봅니다.
"뭘 원했어?"
???:"너도 알잖아,"
"내 존재 가치. 그것 하나만을 원했어."
"그렇게나 헌신했는데, 평화로워졌다고 바로 내쳐지는 게 말이 돼?"
"이건 불합리하잖아."
벨라 알론소:"다른 일을 할 생각은 없었어?"
"아, 돌아가면 바로 건의부터 해야겠어. 은퇴 히어로의 사회 복귀 전략 같은 거 말이야. 아버지랑 연줄 있는 정치인이 몇 있거든."
협상을 하려는 투로 말을 건네긴 합니다만, 마리보다 조금 앞으로 나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있습니다.
???:"괴물을 불러내는 능력밖에 없는 사람을 누가 써 주겠어?"
"나는, 히어로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어."
GM:느낄 수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 그리고 '히어로'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만 쏟아부은 노력.
???:"방해한다면, 너희를 눕히고 지나갈 거야."
벨라 알론소: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에게조차 친절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은 욕망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 사람은 이미 벨라를 조금 재수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요.
"빌런이 할 법한 말을 한 거 알아?"
???:"덕분에 여기에서는 '히어로'가 제대로 된 '히어로'로서 존재하잖아?"
마리포사:벨라의 손을 꽉 붙듭니다.
벨라 알론소:말이 많은 빌런을 상대로는 선빵이 항상 유리한 전략이었습니다. 마리와 잡지 않은 손을 폅니다. 손끝에 스치는 바람을 느낍니다....
"추앙해 줄 사람이 몇 남지 않았는데도.;"
GM:빌런은 다시 한번 '문'을 열려고 합니다. 그를 제지하려면 ,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제지하지 못한다면.. 두 사람은 물론이고, 아래쪽의 사람들도 무사하지 못하겠죠.
판정을 해볼까요. 난이도는 9입니다.
마리포사:6
벨라 알론소:5
GM:이 때,
벨라는 매뉴얼에 적혀 있던 글귀를 떠올립니다.
그것은 리미트 해제.
몸에 큰 부담을 주지만, 초능력을 비약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서라도, 히어로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방법.
리미트를 해제한다면, 두 사람은 1d4를 굴립니다. 나온 수만큼 자신의 프래그먼트를 망각/변이시킵니다.
GM:그리고.. 판정 결과에 5를 더합니다.
마리포사:"솔직히 말하면,"
"무리를 해서라도 잡을 생각이었어. 그런 소릴 하고 왔는데 못 잡으면 가오가 빠지잖아."
벨라 알론소:"나는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말하는 꼬락서니가 마음에 안 들었어."
"히어로고 뭐고, 사람으로 쳐주기도 싫은 마인드야."
마리포사:"그럼. 무리할 만한 일이지?"
숨을 들이마십니다.
이런 식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또 생각해보면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해 보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겠어요.
벨라 알론소:말없이 고개만 한 번 끄덕입니다. 상공 몇 미터일까요. 실패하면 죽음뿐.
GM:좋아요, 두 사람은 리미트를 해제합니다.
1d4를 굴려볼까요!
마리포사:2
벨라 알론소:1
GM:각자 어떤 프래그먼트를 망각/변이시킬까요?
벨라 알론소:프래그먼트 [카키색에 주황색 반점이 섞인 홍채]를 망각/변이시킵니다.
마리포사:[스미스&웨슨 모델3]과 [독단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망각/변이시켜봅니다.
품 안에서 스미스&웨슨 모델 3를 꺼냅니다. 그것을 꺼내 쏘는 척, 블러핑을 했다가 상대방이 몸을 피하면 망설임 없이 뒤로 내던지겠어요.
벨라 알론소:그 틈에 바로 앞으로 달려나가 놈의 어깨에 주먹을 꽂아넣습니다. 공중에 떠서 발 밑으로 바람을 일으키며 도약하고, 손등뼈에 짜릿한 아픔이 전해져 오면 조금 희열을 느낍니다.
마리포사:"벨라, 지금이야!" 상대방이 움찔하는 틈을 타서 벨라에게 소리칩니다. 여태까지의 벨라가 앞에서 상대를 견제하고 있으면 혼자 판단해서 지원사격이나 치명타를 먹이던 방식과는 정반대겠네요.
벨라 알론소:크로스 카운터를 맞기 좋은 포지션이지만, 마리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고 바로 마운트합니다.
차원문을 열어제끼는 놈을 가장 야만적인 주먹으로 상대하다니. 조금은 고전적인 히어로 (슈퍼맨이라는 분이 계셨댔습니다) 같은 느낌도 나고... 조금 즐겁습니다.
마리포사:"이름, 불어!"
"어디의 누구인지. 코드네임은 뭔지,"
벨라가 그를 옴싹달싹 못하게 잡고 있으면 이마에 총구를 댑니다.
벨라 알론소:"대답 안 하면 다음은 코야."
얻어맞은 머리가 울립니다. 눈 앞이 흐려요.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습니다.
???:눈앞에 드리워진 총구보다 얼굴에 메다꽂히는 주먹질이 더 실감나는 건 왜일까요.
"미, 미겔라...-"
벨라 알론소:"성, 소속, 코드네임."
???:특수능력은 강했지만, 피지컬은 그에 못 미치는지 단호한 태도에 실토하고 말겠네요.
"어쩔 생각이야, 그런 걸 알아서 뭐 한다고..!?"
벨라 알론소:"한 대 더 때려 줘?"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GM:위협에 이기지 못한 미겔라가 입을 뻐끔거리다 풀네임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지부가 속한 도시를 말하는 순간,
벨라의 가슴에 달린 무전기에서 노이즈가
들립니다.
[우라칸, 마리포사...!]
벨라 알론소:이게 아직도 작동한다고? 왜? 탁한 눈을 내리깝니다. 무전기의 스피커를 손가락으로 막아보지만 효과 있을 리 만무합니다.
[원래의 세계가 두 분을 당기고 있어요, 더 이상은-]
[과거로 돌아가서, 그 사람을 막아 주세요!]
GM:그 말을 끝으로, 무전기에서 나오는 말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게 되고, 점점 노이즈도 심해집니다.
마리포사:그게 무슨 뜻인지 깨달았는지, 벨라의 두 손을 잡아오겠네요.
벨라 알론소:"...대화하지 말고 주먹질부터 할걸."
마리포사:"적어도 이름은 알아냈잖아."
벨라 알론소:마리가 조금 아플 정도로, 손을 꽉 붙잡습니다. 잠시 손을 풀고 아예 손깍지를 낍니다.
"전수조사야 뭐, 시간만 충분하면 할 수 있지."
GM:모나의 능력이 점점 풀려가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주변의 시간대가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이 상공에서 그대로 보이고 있으니까요.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되감는 것처럼, 앞으로 날아가던 새는 그 모습 그대로 뒤로 돌아가고, 해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몇 번인가 그런 풍경이 휙휙 눈 앞을 지나가면, 우리가 알고 있던 풍경이 펼쳐지고-
새삼스럽게, 중력이 느껴집니다.
마리포사:손을 그렇게 아프게 잡는데도 찡그리는 정도로 참아줍니다.
"지금 그렇게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주겠지?"
머리카락 사이를 스치는 바람을 느끼면서, 지금 낙하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은 양 말을 꺼내겠네요.
벨라 알론소:"물론. 비밀 임무지."
눈을 꼭 감고 있습니다. 마리에게 어떤 감정도 들키기 싫다는듯이.
마리포사:"무급으로."
"히어로 신분도 아닌 상태로...아, 싫네..."
벨라 알론소:"거짓말."
마리포사:"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벨라 알론소:"이렇게 되물으니까."
GM:날카로운 바람이 귓가를 스칩니다.
마리포사:"....... ...."
벨라의 손을 꾹 끌어당깁니다.
"맞아, 싫지 않아."
이걸로 함께 있을 핑계가 생겼거든요.
벨라 알론소:"그래야 내 마리포사지."
기꺼이 몸을 그리로 기울여 줍니다.
이곳이 현실이라는 가장 강한 증거는 몸에서 느껴지는 하강감입니다. 막연히 '떨어지는 느낌'이 들던 방금 전과는 다르게, 오장육부가 원위치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기분이 들어요. 바닥이 어느 높이에 있을지 걱정하게 만드는 짜릿함입니다. 흐린 시야에 이제야, 익숙한 국기가 펄럭이는 것이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이전에 둘이 묵었던 호텔 건물, 옆에는 (전) 히어로 협회 건물...
더 떨어집니다. 추락을 예감하고 발가락이 펴집니다. 유리창 개수를 셀 수 있는 걸로 보아서, 죽지 않을 정도로 느려졌군요. 우리는 물리 법칙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그야, 히어로들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발 끝에 지면이 닿습니다. 그 다음은 무릎, 그 다음은, 잠시만, 이대로라면 턱주가리가 나갑니다. 급하게 손을 뻗어 바닥을 짚습니다.
아까의 그 벤치네요. 옆에는 츄러스 봉투가 굴러다니고요.
벨라 알론소:"마리? 괜찮아?"
마리포사:고층건물을 뛰어다니다 보면, 낙법에는 무척 익숙해집니다. 맞잡은 손을 풀고, 몸이 지면에 닿기 전부터 착지를 대비하고 있다가 바닥을 가볍게 굴러 몸에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했겠네요. 물론, 보통은 그 정도로 줄여지지 않는 대미지겠지만.. 그 간극은 우리가 '히어로'라는 점에서 설명이 끝납니다.
먼지를 털어내며 몸을 일으키곤 주변을 한번 둘러봅니다.
"-정말 돌아왔네, 너는 괜찮아?"
벨라 알론소:"응, 대체로."
제대로 돌아온 것이 맞겠지, 하면서 괜히 마리의 볼을 잡아당겨 봅니다.
마리포사:마치 자기가 이런 걸로 다칠 리가 없다는 듯한 말이지만, 조금은 다정함이라는 걸 담고 있습니다.
벨라 알론소:"얍. 괴물이라면 본래 모습을 드러내라."
마리포사:"......뭐 하는 거야?"
벨라 알론소:"잘 돌아왔네!"
마리포사:발음이 조금 샐 뿐, 그대로입니다.
벨라 알론소:이럴 때 대충 껴안으면 더는 저항하지 않는 편입니다.
마리포사:모처럼이니까, 벨라가 하는 대로 얌-전히 안겨있어줍니다.
그런 말까지 들었는데 답답하다면서 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암요.
GM:하지만 옷은 아직 피투성이에, 잃어버린 물건들은....
과연 얼마나 가지고 돌아왔을까요.
변이에 대한 저항을 해보죠. 1d6을 굴려주세요!
벨라 알론소:4
GM: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마리포사:새롭게 얻게 되는 프래그먼트는....
미래의 빌런을 색출해내는 것에 대한 가벼운 집착이겠네요.
마리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도 없습니다. 벨라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핑계라는 점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벨라 알론소:벨라는... 은퇴 히어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얻습니다. 왜냐면... 누구나 미겔라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마리포사:"역시 소방관은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지?"
"나랑 탐정놀이나 하자."
벨라 알론소:"좀 더 큰 일을 하고 싶어."
반쯤 농담하듯이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놀이가 아니라."
괜히 한 번 기싸움을 걸어 봅니다. 마리의 턱을 붙잡고, 입술끼리 붙였다 뗍니다.
"놀이는 이런 거고."
마리포사:"........ .......어?"
담백한, 말도 안 되게 담백한. 그런. '키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그런 입맞춤에 도리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빠진 소리를 냅니다.
"하,"
벨라 알론소:"어때, 재밌어?"
마리포사:'이게 놀이야?' 라고 물어서 이 행위를 확인하기에는....
주저없는 긍정이 돌아올까 무서웠기에,
이쪽의 대답은 벨라의 팔을 붙들고 제 쪽에서 다시 입을 맞춰오는 것으로 갈음하겠네요.
혀를 밀어넣으려다가 그만두고,
벨라가 한 것보다는 조금 더 오래 입술을 맞대고 있다가 떨어지겠어요.
"...놀이 아니야."
마리포사:벨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못을 박습니다.
벨라 알론소:마리의 생각이 읽힙니다. 마리포사, 정말로 휘둘리기 쉽구나.
"이건 놀이야."
짧게 입을 맞추고, 혀로 마리의 입술을 압박하는 수준에서 멈춥니다. 그리곤 앞니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가볍게 물고 당깁니다.
"자,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스테이크라도 썰까?"
마리포사:"네가 사는 거지?" 한 번 더 '놀이가 아니다'라고 말하기에는, 벨라의 말이 너무나 확고하고 명확했습니다.
벨라 알론소:"그래."
마리포사:자신은 그것에 아무런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듯, 그의 옆에 가까이 붙어 서면서 걸음을 맞추겠네요.
벨라 알론소:"그리고 나는 마리가 돌려 말하지 않고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할 때까지 계속 이렇게 굴 거야."
거기까지 말하곤, 할리우드 여배우마냥 손을 펴 자기 입을 가리고 꺅, 하고 짧게 비명을 지릅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다리를 넓게 벌려 열댓 걸음 정도 앞으로 뛰어가서는 마리를 돌아봅니다.
"가자! 멍하게 있지 말고. 우리 할 일이 많아."
GM:좀처럼 그렇게 바뀌기 쉽지 않음을 알면서도요.
두 사람의 걸음걸이는 맞춰질 듯 하다가도, 쉽게 맞춰지지 않습니다.
결이 다르다는 건 서로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니까, 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 마음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 핑계로 얽힌 관계는 오늘도 불안하게 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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